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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풍요로워 한 때 왕씨 나라도 있었지~
비옥한 농경지 어업 보다 농업에 종사
탄도만 입구 청정갯벌 낙지 맛 일품
쾌적 정주여건 조성 '새뜰마을' 희망

2022. 05.12. 16:38:33

드론으로 본 고이도

신안군 압해읍에 딸린 작은 섬 고이도는 걸어서도 한 바퀴를 돌 수 있을 정도로 쉽다.
섬을 둘러싼 드넓은 갯벌은 주민들에게 풍요로움을 선사했다.
바다와 갯벌 사이에 제방을 쌓아서 염전을 만들어 소금 꽃을 피우고 농경지에서 삶을 일구고 있다.
고이도 사람들은 예로부터 비옥한 농경지 탓에 어업보다는 주로 농업에 종사했다.
여느 섬들처럼 썰물 빠지듯 사람들이 떠나고 고령화로 인한 일손 부족으로 대부분의 농경지가 묵혀 있다.
쌀과 보리, 마늘, 양파, 콩, 조가 대표 농작물이다.
연안 일대에는 장어, 바지락, 숭어 등이 가득하다.
고이도는 이웃 섬 지도읍 선도와 함께 탄도만 입구에 위치해 청정 갯벌에서 잡히는 낙지 맛이 일품이다.
지난 1970년대 1,500여명에 달했던 인구는 현재 200여명 남짓이다. 무안군 운남면 신월항과 좁은 해협을 두고 맞닿았다.
작은 도선 고이호가 하루 10여 차례 왕복하고 철부도선 뉴 은혜페리는 사람과 차량, 화물을 싣고 2차례 왕래한다.
손에 잡힐 듯이 무안반도가 선명하다.  

무안 신월항

◇고이도 둘러보기
신월항을 미끄러지듯 빠져 나온 고이호는 5분도 채 되지 않아 진번선착장에 닿는다.
갯벌 낙지 맨손어업 표지석

'갯벌 낙지 맨손 어업, 국가 중요 어업 유산 지정'을 기념하는 표지석이 눈에 띈다.
낡았지만 바람과 비를 피할 수 있는 대합실이 화장실과 나란히 자리했다. 어촌계 낙지집하장을 두고 물양장에는 화물차들로 가득하다.
마을 초입, 문을 닫은 지 오래돼 보이는 허름한 가게 앞에 발길이 멈춘다.
네모난 창문 위에 쓰인 라면, 까까, 새우소금92, 알(소주), 올(맥주)이 익살스럽다.
고이도 출장소가 자리한 사동마을은 뒷산에 절이 있어 '절골'에서 붙여진 지명이다.
섬의 중심지로 전형적인 농촌이다. 보건진료소, 치안센터를 비롯해 지난 2018년 폐교된 고이분교가 위치하고 있다.
풀이 무성하게 자란 학교 운동장에는 영농자재가 자리를 차지했다.
경로당을 지나 오른쪽에 두 기의 비석은 유허비와 영세불망비다.
고장마을은 진번마을 앞 제방에서 서쪽 600m에 있고 일정섬과 연결돼 인근 섬 매화도 사람들이 드나들던 통로였다.
일정섬은 고이도와 방조제로 연결돼 하나의 섬이 됐다.
고이도는 주변의 작은 섬을 연결해 면적을 크게 넓혔다.
일정섬 앞과 섬의 북쪽, 대촌마을 앞바다가 메워져 드넓은 염전이 만들어졌다.
총 6가구가 26.1ha에서 명품 천일염 생산에 나서고 있으나 몇 해 전부터 2가구는 휴업중이다.
신안군에서 생산되는 천일염은 연간 23만4,000여톤으로 1,630억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고이도는 새우 양식도 활발하다.
9어가가 조성한 새우양식장은 45ha로 연간 23억원을 벌어들이고 있다.
큰 마을, 대촌은 당시 장터가 열려 사람들로 북적였다. 해방 이후인 1950년대 마을 앞에 형성된 간척 답 영향으로 번창했다.
넓은 염전과 비옥한 논은 섬사람들을 풍요롭게 만들었다.
칠동마을은 선창이 있는 밥섬과 통사골, 세제이, 윗동네, 아랫동네, 모갑골, 안꼬네 등 일곱 마을이 합쳐진 곳이다.
왼편의 바다 위에는 뻘밭을 커다란 돌로 메꾼 석축이 5곳 남아있다.
200여m 간격을 유지하며 해안에서 개옹까지 반듯하게 연결된 모양새다. 옛 선창시설과 돛단배의 정박처로 추정된다.


왕산성지

◇역사 속 고이도 '찬란'
고이도는 아득하고 오래된 역사를 지녔다. 주민들의 자랑거리로 자부심 또한 크다.
일제강점기 말까지도 왕도라 부르다가 고이도로 개칭했다.
고려 태조 왕건의 숙부인 왕망이 왕이라 자칭하고 살았던 곳으로, 옛 고(古) 자와 섬의 모양이 귀(耳)를 닮았다 해서 고이도라 불린다.
빛나는 역사를 지닌 '왕산'은 산세는 낮고 평평한 구릉이 이어지다가 정상부에 이르러 갑자기 급경사를 이룬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고이도의 바다는 사방으로 통하고 팔방으로 뻗었다.
무안군 끄트머리 내륙지역과 신안군의 병풍도, 매화도, 마산도, 지도읍 선도리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진번선착장에서 바라본 왕산성

왕산성은 대촌마을과 진번마을 사이에 있는 해발 88.9m의 왕산 정상부의 산성이다.
축조 시기는 고려 이전의 삼한시대 또는 후삼국시대로 추정되며 인근 바닷길을 조망하는 망루 역할을 했다.
유적지 근처에는 기와편과 도기편이 널려 있다.
지금부터 약 900여 년 전, 태조 왕건의 작은아버지인 왕망이 거사가 있기도 전에 탄로가 나 도망쳐 온 곳이 고이도다.
왕망이 근거지로 삼고 쌓았던 성터 1㎞와 집터가 지금도 남아있다.
예전의 성터는 그대로 보존돼 신안군 향토문화유산 제17호로 지정됐다.
고려 태조 왕건과 관련된 중요 유적과 관련 설화와 지명 등이 많다.
목포와 가깝고 지리상 요충지이어서 신라 말기 후백제의 견훤도 고이도를 요새로 삼았다.
당시 궁예의 장수였던 왕건의 침략을 받아 큰 전쟁이 나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압해도와 고이도를 주무대로 활약하면서 서해바다를 호령했던 수달장군 능창도 고이도와 인연이 각별하다.
장보고 대사와 연관이 깊은 일본 스님 엔닌이 중국에서 유학을 마치고 귀향길 기록에도 등장한다.
예로부터 나주평야의 곡식들이 영산강을 거쳐 고이도 앞을 지나 칠산 바다와 서해 바다를 거쳐서 한강으로 올라갔다.
바닷길의 요충지였던 고이도와 왕산성지는 신안군의 해양사적 위치를 보여주는 중요한 자원이다.


◇새뜰마을-고이도의 변신
불편하고 고단한 섬사람들의 삶에 희망이 샘솟고 있다.
뱃길로만 연결되는 작은 섬에 새뜰마을 사업이 펼쳐진다.
소외되고 낙후된 농어촌 지역의 안전하고 쾌적한 정주여건 개선을 위함이다.
마을안길 곳곳을 포장하고 배수로를 대대적으로 정비해 피부에 닿는 편안함을 목표로 추진된다.
보행자들의 편의와 차량의 안전을 위한 난간을 설치하고, 가로등을 교체하는 등 기반시설을 확 늘린다.
폐교를 리모델링해 주민과 관광객들에게 문화 향유 기회 제공도 나선다.
100여개에 이르는 가옥들의 70%인 65호 가구는 슬레이트 지붕으로, 30년 이상된 노후 주택은 무려 80%를 웃돌고 있다.
주민들의 경제적 부담이 커 가구별 개별 정비가 어려운 실정으로 집단적 정비 지원사업이 시급했다.
새뜰마을 사업을 통해 오래된 건물들의 슬레이트 처리와 폐가를 대대적으로 정비한다.
마을의 생활·위생 환경정비를 촘촘히 해 기본적인 생활수준 향상을 꾀한다.
전통돌담과 어울리는 가로수 길을 조성하고 건축물 색채정비사업도 함께 진행한다.
공동급식과 웰빙 반찬 만들기, 이·미용 교육, 건강 안전교육, 클린서비스 등 휴먼케어 사업도 병행한다.
마을 경관 디자인 교육과 주민 상생 교육, 국내 선진지 견학을 통해 지역민들의 역량도 한껏 강화시켜 나갈 계획이다.
최근 국가균형위와 농림부에서 공동 주관하는 새뜰마을 공모사업에 선정된 고이도에는 올해부터 오는 2025년까지 총 21억원이 투입된다.
주민들의 기본적인 생활수준 향상을 위한 기초기반시설 확충, 생활· 위생·안전 인프라 구축이 목표다.  

김양식장



/신안=이주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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