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2년 광주·전남혁신도시에 개교한 한국에너지공대(한전공대)의 시련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 지원 예산이 개교 때 보다 줄어 들고, 대학 경영을 책임질 총장마저 무려 7개월째 공백상태가 이어지고 있는 탓이 크다. '세계 톱10'을 목표로 문재인 전 대통령 대선공약으로 설립된 한전공대가 이처럼 제 갈길을 가지 못하고 있으니 착잡할 따름이다.

가장 답답한 것이 정부의 예산 지원 답보이다. 에너지 융복합 인재육성을 위해 개교한 한전공대의 정부 지원 예산은 2022년과 2023년에 각각 250억원이 편성됐다. 개교 당시 정부가 '지자체 수준에 맞춰 지원한다'는 입장에 따라 책정된 예산이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 첫해 2024년 33.2% 삭감 시도가 있었지만 우여곡절 끝에 지역 의원들의 요청으로 겨우 지원액을 맞출 수 있었다. 정부의 한전공대에 대한 지원 의지를 단적으로 읽을 수 있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문제는 내년도 산자부 예산안에 한전공대 정부 지원금이 200억원 편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개교 당시 지원금 250억원 보다 50억원이 줄어든 것이다. 내년엔 학부생 100여명이 증가할 예정인 터라 정부 지원금이 줄어들면 학생들을 위한 학사 프로그램 등의 운영 차질은 불문가지다. 특히 한전공대는 초대 총장이 지난해 12월 사임한 이후 7개월째 임명되지 않고 있다. 이래서야 어찌 대학 경영 및 연구를 책임있게 꾸려나갈 수 있을지 우려를 갖지 않을 수 없다.

갈수록 에너지의 중요성이 커져가는 추세에 발맞춰 한전공대는 에너지 융복합 인재 육성이라는 계획아래 세계 10대 글로벌 대학으로 육성한다는 야심찬 목표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정부 지원이 미흡하고 학교 수장의 장기 공백 상태가 이어진다면 학사 프로그램 운영 차질은 물론, 우수학생 유치도 어려워지는 것이 당연한 이치다. 따라서 정부는 지원 예산 삭감 계획을 취소하는 것이 옳다. 지역 의원들과 전남도 역시 국회 예산심의 과정에서 개교 때 지원금 수준으로 증액을 위해 노력하는 것 또한 너무나 당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