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공무원으로서 사명감을 가지고 시민의 소중한 생명을 지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광주 서구 염주119안전센터 전해동 소방장(35)이 최근 금 하트세이버 배지를 수상했다. 하트 세이버 배지는 심정지로 죽음의 위기에 놓인 환자에게 심폐소생술(CPR), 자동심장충격기(AED)를 사용해 생명을 구하면 주어지는데, ‘금’ 배지는 심정지 환자를 6번 이상 소생시킨 명예로운 구급대원에게만 수여된다.

평소 성실하고 책임감 있는 자세로 적극적인 구조 활동에 힘써온 전해동 소방장은 이번 ‘금’배지로 시민의 안전·생명을 위한 활동 공로를 인정받게 됐다.

전 소방장이 처음부터 구급대원으로 활동한 것은 아니다. 간호학을 전공한 그는 조선대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하며 자연스럽게 119구조대원들을 자주 마주치게 됐다. 응급상황 발생 시 적극적인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고, 고민 끝에 119구급대원으로 전직을 결심한 뒤 실행에 옮겼다.

전 소방장은 “대학에서 간호학을 전공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하게 됐는데, 실내에서만 근무하는 게 성격에 맞지 않아 계속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며 “주위에서도 ‘구급대원을 준비해 보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권유해 줬고, 응급조치 과정 등에 흥미가 생겨 소방관을 준비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2015년 두암119구급센터로 첫 발령을 받은 전 소방장은 현장에서 자신의 미숙함에 스스로를 자책하기도 했다.

그는 “처음 현장에 도착했을 때 내가 판단하는 응급처치에 따라 환자의 상태가 결정된다는 부담감에 제대로 조치를 하지 못한 것 같아 스스로를 많이 꾸짖었다”며 “이후에는 구급 대상자들의 응급처치에 대한 매뉴얼이 적혀있는 현장표준지침을 쉬는 시간마다 들여다 봤다”고 말했다.

전 소방장은 그동안 출동했던 수많은 재난현장 가운데 지난 2022년 동구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현장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회상했다.

그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교통사고 현장에 출동했는데, 도착해보니 미취학 아동이 자동차 뒷좌석에서 팔과 어깨가 짓눌려 있는 상태였다”며 “현장에서는 1분 1초가 중요하다 보니 응급처치를 하긴 했지만,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마음을 추스르기가 너무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현장을 다니다 보면 좋지 않은 상황에 맞닥뜨릴 때가 많은데, 최대한 빨리 털어버리고 다음에는 그 순간에 가장 적합한 응급처치를 할 수 있도록 고민하며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 하트세이버 배지 수상에 대해서는 구급대원으로서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했다.

전 소방장은 “금 하트세이버 배지를 받기 위해 활동을 한 것은 아니지만, 응급환자들을 구했다는 증표인 만큼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한 사람이라도 더 구할 수 있도록 지금 상황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발전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