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지역에 내린 역대급 가을 폭우로 1명이 숨지고 수확을 앞둔 농경지가 대거 침수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22일 전남도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19일부터 이날 오후 3시 기준 여수산단 401.5㎜를 최고로 장흥 339.3㎜, 순천 331.5㎜, 강진 313.9㎜ 등 물폭탄이 쏟아졌다.

특히 21일 오후에만 전남 서남해안과 동부권에 차례로 ‘극한호우’가 쏟아지며 강수량이 크게 늘었다.

진도에는 21일 오후 3시53분부터 1시간 사이 112.2㎜의 물폭탄을 퍼부었다. 같은 날 다른 지역의 시간 당 최고 강수량도 강진 96.5㎜, 장흥 80.9㎜, 보성 79.3㎜, 고흥 74.8㎜, 완도 64.8㎜ 등을 기록했다. 전날 완도와 장흥은 각기 43년만, 20년만에 9월 중 시간 당 최고 강수량 기록을 경신했다.

나흘간 쏟아진 비로 1명이 사망하는 등 인명·재산 피해가 잇따랐다.

장흥군 장흥읍 한 마을에서는 A씨(89)가 요양병원에서 귀가하는 아내를 맞이하기 위해 집 밖으로 나갔다가 배수로에 빠져 실종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헬기와 드론, 수색견, 수색보트 등 장비와 인력을 대거 투입해 22일 오전 숨진 A씨를 발견했다.

도내 주택 367채가 침수된 가운데 진도에서만 182채가 발생했다. 이어 해남 67채, 장흥 66채, 고흥 21채, 완도 15채, 강진 6채가 피해를 봤다.

진도군 읍내 조금시장에 입점한 상가 34곳도 빗물에 잠겼다.

산사태·범람·침수 등 피해가 우려된 15개 시군의 523가구·주민 666명은 일시 대피했다가 비가 소강 상태에 접어들면서 대부분 귀가했다.

또 해남·장흥 등 제방 2곳이 유실돼 복구 완료 조치됐고 장흥에선 0.2㏊의 산사태 피해로 주민들이 대피하기도 했다.

광양시 옥룡면 죽천리 일대에서는 연일 내린 비로 지반이 약해져 쓰러진 나무로 전봇대가 파손돼 주변 마을 900여 가구에 대한 전력 공급이 4시간여 동안 중단됐다.

수확을 앞둔 농경지 피해도 컸다.

보성 716㏊, 해남 95㏊, 영암 80㏊, 나주 78.3㏊, 순천 30㏊ 등 논 1,030㏊가 침수·도복 피해를 입었다.

완도에서는 2㏊ 면적의 배추 모종이 유실되고 순천에서는 열무·갓 0.1㏊가 침수됐다. 장흥 용두농협에서는 보유 물량의 50%에 해당하는 양곡 400톤이 침수되는 피해를 입었다.

축사는 영암·해남·순천·장흥·진도 등 5개 시군 8농가에서 닭·오리 170만1,000마리와 꿀벌 40군이 폐사하는 피해를 봤다.

이번 비로 인한 재산 피해 규모는 총 19억4,000만원 가량으로 잠정 파악됐다. 사유시설의 경우 주택·상가 등 피해가 17억200만원 상당인 것으로 집계됐고, 공공시설물 피해는 2억3,800만원으로 추산된다. 전남도와 각 시군은 구체적인 피해 상황을 파악하는 한편 복구 작업에도 본격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