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과일’로 손꼽혔던 샤인머스켓 가격이 곤두박질 치며 명품 라인업에서 퇴출당하게 됐다.

샤인머스켓 가격은 재배면적 급증으로 인해 불과 3년 새 절반으로 떨어졌고 올해 거봉과 가격역전이 일어나 캠벨얼리와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10월 첫째 주 광주지역 기준 청포도(2㎏) 소매 가격은 1만 7,967원으로 올해 평균 가격(2만8,684원)보다 37.3% 떨어졌다.

이는 지난 7월(3만8,945원)보다는 무려 53.8% 하락한 것으로 연도별로도 매년 하향곡선을 그렸다.

10월 기준 지난 2020년 3만4,828원이었던 샤인머스켓 가격은 2022년 2만5,046원으로 낮아졌고 지난해에는 39.5% 하락한 2만1,046원까지 곤두박질쳤다.

하락세를 거듭하면서 거봉과 가격 역전도 일어났다. 불과 2020년 거봉(2kg) 연평균 소매 가격은 1만9,441원으로 샤인머스켓(3만8,818원)의 절반 수준이었는데 이달 첫째 주에는 거봉이 28.2% 높았다. 1만8,182원인 캠벨얼리와는 비슷한 가격대를 나타냈다.

두 품종의 가격 흐름이 상반된 이유는 재배면적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는 샤인머스켓 재배면적이 지난 2019년 1,867㏊에서 작년 6,458㏊까지 늘어난 것으로 추산했다. 같은 기간 캠벨 재배면적은 6,041㏊에서 4,310㏊로 28.7% 축소됐다.

또다른 조사에서는 2017년 4%였던 샤인머스켓 재배 비중이 2020년 22%, 2023년 44%까지 급증했다. 캠밸얼리와 거봉류 비중은 각각 29%·17%다.

전남에서는 장성, 함평, 담양, 나주 등을 중심으로 72.72㏊(노지·시설 포함)였던 샤인머스켓 재배 면적이 지난해 144.8㏊까지 약 두 배 늘었다.

재배 농가들은 급격히 늘어났지만 제대로 된 생육관리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샤인머스캣의 품질은 전반적으로 낮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도가 떨어지거나 물론 껍질이 질기다는 불만이 대표적이다. 대형마트의 경우 당도 15브릭스(Brix) 이상의 상품만 취급하지만, 다른 곳에서는 13Brix 정도의 상품도 팔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추석 등 대목을 맞추려고 잘 익지 않은 샤인머스캣을 밭떼기(포전매매)로 조기 수확해 출하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이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홍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