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내장은 글자 그대로 눈 속이 하얗게 흐려지는 장애, 녹내장은 눈 속이 녹색을 띠는 장애로 붙여진 이름이다. 그러나 백내장은 수정체가 혼탁해지는 질환으로 시력이 저하되는 질환이고, 녹내장은 수정체와는 상관이 없이 안압이 상승해 시야가 좁아지거나 실명할 수 있는 위험한 질병이다.



● 백내장 = 백내장은 40~50대 전에 발생하는 경우 유전적 요인이 있으므로 가족력이 있지만, 70세 이상에서 약 70%가 발생하는 노인성 질환으로 자외선, 흡연 및 과음, 스테로이드 장기 복용, 당뇨병 환자에게 흔히 발생한다.

특히 자외선 노출이 많은 농부, 어부(낚시꾼), 골프 및 등산 애호가, 군인(공군 및 해군)이 잘 발생하므로 모자 또는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것이 백내장 예방에 도움이 된다. 자외선이 렌즈에 닿으면 화학반응으로 변색됐다가 실내에 들어오면 다시 투명해지는 변색 안경이 따로 선글라스를 가지고 다니지 않아도 되므로 편리하지만 다소 비싼 것이 단점이다.

“심봉사가 눈을 뜬 이유는 심청이가 살아 돌아와 기쁨의 충격으로 수정체가 떨어져 나가 빛이 들어온 것”이라고 해석하는 사람도 있다. 수술은 수정체를 제거하고 인공 수정체로 교체하는 것이다.



● 녹내장 = 안방수는 상수원이라고 할 수 있는 모양체에서 생성돼 전방 코너(각, angle)의 배수구로 배출되면서 일정한 안압(10~21 mmHg)을 유지하고 있는데, 안압이 지나치게 높아지면 시신경을 압박해 시력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 그러나 안압은 개인차가 심해 안압은 높아도 녹내장이 발생하지 않다가 녹내장으로 진행 위험이 있는 원발성 고안압증 및 정상 안압 녹내장도 있다. 녹내장은 배수구인 전방각(각막과 홍채가 만드는 각)이 열려 있는 경우(개방각 녹내장)와 폐쇄돼 있는 경우(폐쇄각 녹내장)로 구분된다.



● 개방각 녹내장 = 전체 녹내장 환자의 약 80%를 차지하며, 천천히 진행되므로 시야가 좁아지는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진단이 쉽지 않다.



● 폐쇄각 녹내장 = 안구의 구조적 문제로 인해 배수가 좁아지거나 폐쇄됨으로써 급성으로 안압이 상승해 심한 눈의 통증, 구역질, 구토와 함께 시력이 흐려지는 증상이 나타나며, 약물과 레이저 시술 및 배수각을 개방하는 수술을 하지 않으면 실명할 수도 있다.



● 안압을 상승시키는 행위와 약물 = 코와 입을 막고 숨을 내쉬는 행위(발살바 조작), 물구나무 서기 또는 허리 굽히기, 무거운 물건 들기, 변비로 과도한 힘주기, 눈을 누르는 행위 및 짜게 먹는 습관은 안압을 상승시킬 수 있다.

약물로는 항콜린제(스코폴라민 함유 멀미약, 항콜린 활성을 가지고 있는 항우울제 및 항조현병제 등), 혈관수축제(에페드린) 함유 코 막힘 치료제, 항히스타민제(디펜히드라민 등) 함유 콧물 치료제가 안방수의 생성 증가 및 배출 감소로 안압을 상승시킬 수 있다. 폐쇄각 녹내장 환자에게는 특히 위험하다. /최철희 조선대 의대 약리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