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새로운 생산기지인 ‘메타플랜트 아메리(HMGMA)’ 가동으로 국내 일자리 감소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첫 미국 공장 준공 후 국내 현대차·기아의 수출·생산·고용 등이 오히려 늘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31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지난 2005년 현대차 앨라배마공장, 2010년 기아 조지아공장에 이어 최근 미국 조지아주에서 HMGMA의 준공식을 열고 공식 가동에 들어갔다.

이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를 통한 현지 생산 압박에 대해 효과적 대안으로 평가됐다. 다만 연산 규모를 30만대에서 50만대로 늘린다는 계획에 일각에서는 국내 생산 축소에 대한 우려도 불거졌다.

항상 한국 기업의 해외공장 설립 시 국내 생산량·고용 등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는 공존했으나 실제 첫 엘라배마공장 후 20년 간 관련 지표는 모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앨라배마공장 준공 이전인 2004년 현대차·기아의 미국 수출액은 91억 8,400만달러에 불과했다. 20년이 지난 지난해 기준 274억 1,500만달러로 198.5% 증가했다.

같은 기간 미국 수출 대수는 73만 8,868대에서 101만 3,931대로 37.2% 늘었다.

현지 공장 가동 효과로 미국 현지 판매가 68만 8,670대에서 163만 3,290대로 137.2% 증가한 덕분이라는게 현대차그룹의 설명이다.

기아 오토랜드광주에서도 지난 2012년 기존 50만대에서 62만대 생산 능력을 갖추기 위해 설비 투자가 이뤄졌다.

최근에는 준중형급 전용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5’ 양산을 위해 작년 하계휴가와 명절 연휴 등을 이용해 1공장에 생산라인을 구축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HMGMA서 생산될 차종은 수요는 물론 관세 등 통상정책 변화에 따라 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미국 생산이 증가한다고 하더라도 국내에서 내수 진작과 수출 등을 늘려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해외 생산이 국내 일자리를 감소시킬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현대차·기아의 국내 생산과 고용도 증가했다.

2004년 국내 생산 대수는 269만대에서 지난해 341만대로 26.5% 늘었다. 두 기업의 고용은 8만 5,470명에서 지난해 11만 884명으로 2만 5,000명(29.7%) 증가했다.

여기에다 2004년 11억 7,500만달러에서 지난해 82억 2,000만달러로 599.6%의 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부품사들의 미국 수출도 크게 늘었다. 미국 무역수지 흑자 순위(품목별)는 7위에서 3위로 뛰어올랐다.

앨라배마와 조지아공장은 국내 중소 부품 업체들에 미국 진출의 길도 열었다. 현재 중견 부품 협력사 25개사가 미국에서 공장을 운영하며 글로벌 메이커에게 부품을 납품 중이다.

현대차그룹은 향후 국내 생산 증대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해외 생산이 현지 브랜드 가치와 수요를 모두 높이면서 그 과실이 국내 생산증가와 국내 부품산업의 활성화로 이어졌다”면서 “이러한 효과를 지칭하는 ‘앨라배마 효과’라는 말이 있는데 이번 HMGMA 준공에 따른 ‘서배너 효과’도 기대한다”고 말했다. 홍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