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마케팅 전문가 존 스미스(John Smith)는 “국가 경쟁력의 출발점은 도시의 브랜드가치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히 지역 이미지를 홍보하는 것을 넘어, 도시가 지닌 정체성을 어떻게 구축하고 외부에 전달하느냐에 따라 국가 전체의 경쟁력까지 좌우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실제로 도시브랜드는 일회성 이벤트로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에 걸쳐 꾸준히 다듬어진 정체성에 다양한 스토리를 더하고 이를 전략적으로 알려 나가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종합적 자산이라 할 수 있다.

도시브랜드는 관광객 유치, 지역 경제 활성화, 투자 매력도 상승 등 광범위한 성과를 가져온다. 여수시는 지난 2012년 세계박람회와 ‘여수 밤바다’ 열풍에 힘입어 국내외 관광객들의 주목을 받았다. 실제 2021년 한국기업평판연구소에서 매월 실시하고 있는 도시 브랜드평판 조사에서 전국 85개 시군 중 5위를 차지하는 등 ‘남해안 해양 거점 관광도시’라는 이미지를 확고히 하는 듯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은 평균 38~39위인 중위권에 머무르며 관광도시로서의 지속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다. 도시브랜드 평판이 떨어진다는 것은 곧 도시가 관광객이나 투자자, 시민들에게 주는 이미지가 약화했음을 의미한다. 그 여파는 지역 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수밖에 없다. 브랜드 인지도와 호감도가 떨어지면 관광 수요가 줄어들고, 이는 곧 숙박·요식업·레저 등 연계 산업의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엑스포 성공을 발판으로 상승세를 이어오던 여수시가 최근의 하락세를 만회하고 다시 도약하기 위해서는, 도시브랜드 평판을 제고하고 관광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는 새로운 돌파구가 시급히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2026년 여수세계섬박람회 개최를 침체에 빠진 도시관광을 재활성화하고, 나아가 세계적 해양·섬 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분명한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섬과 해양이라는 차별화된 자원을 핵심 브랜드 요소로 삼아, 국제사회에 여수시만의 강점을 대대적으로 홍보함과 동시에 도시 인프라 및 서비스를 전반적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면, 관광객과 투자자들의 관심을 다시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몇몇 기관이나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 도시브랜드는 시민과 행정, 기업, 그리고 외부 방문객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협력의 산물’이자 ‘지속 가능한 투자’이기 때문이다.

도시이미지 관리와 스토리텔링, SNS와 미디어 채널 운영, 국내외 교류 활성화 등 여러 분야에서 지속해서 협력하고,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전략을 공동으로 수립·추진해야 한다.

2026년 세계섬박람회가 성공적으로 개최되기까지 남은 기간 동안, 여수시의 모든 이해관계자들과 교통·숙박·문화 프로그램·환경 보전 등 도시 전반의 경쟁력을 극대화할 다양한 개선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실천해야 한다.

지난달 14일 열린 제244회 시정질의에서 박람회 준비에 있어 예산확보, 해외 지자체 초청 및 홍보 등에 관한 부족함이 지적된 이후 정기명 시장은 2026년여수세계박람회 조직위원회와의 현안 대책 회의 정례화 계획을 발표했다.

모든 걱정과 우려를 디딤돌 삼아 정기명 시장과 여수시 공직자들이 절치부심해 2026세계섬박람회가 여수 섬의 자연적·문화적 자산을 세계 무대에 알림으로써, 침체한 관광산업을 되살리고, 도시브랜드 평판을 회복·도약시키는 결정적 전기로 만들어 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