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국내 최대 규모 단일염전인 신안 태평염전의 소금 수입을 차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6일(현지시간) 미 관세국경보호청(CBP)에 따르면 CBP는 지난 3일 홈페이지를 통해 “강제노동 사용을 합리적으로 보여주는 정보를 토대로 태평염전에 대한 인도보류명령(WRO·Withhold Release Order)을 발동했다”고 밝혔다.

이어 “효력은 즉시 발효되며, 미국 입국 항구의 모든 CBP 직원은 한국의 태평염전에서 생산된 천일염 제품을 압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CBO는 태평염전에 대한 조사에서 취약성 악용, 사기, 이동 제한, 신분증 압수, 가혹한 생활 및 근로조건, 협박 및 위협, 신체적 폭력, 채무 노역, 임금 지급 거부, 과도한 초과근무 등 국제노동기구(ILO)에서 규정한 강제노동 지표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태평염전에 대한 WRO는 강제노동 및 전 세계의 노동 인권침해를 해결하기 위해 취한 최근 조처라고 CBP는 설명했다.

피트 플로레스 CBP 청장 대행은 “강제노동과의 싸움은 CBP의 최우선 과제”라며 “강제노동으로 만들어진 제품은 미국에 들어올 수 없다”고 밝혔다.

강제노동으로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은 시장 가치보다 낮은 가격에 물품을 판매함으로써 불공정 경쟁을 유발해 미국 경제를 위협한다는 것이다.

또 ILO는 세계적으로 약 2천800만명의 노동자가 강제노동 조건에 처해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고 CBP는 전했다.

미국 정부의 조치에 전남도는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이른바 ‘염전 노예’ 문제 이후 공무원 전담 배치, 인권 교육, 실태 조사 등을 진행했고, 2021년 이후 추가 발생도 없는 상황에서 뒤늦게 이같은 결정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전남도는 태평염전에서 근무하고 있는 장애인들과 가족들을 만나 면담을 진행할 방침이다.

전남도는 노동 착취가 없다는 것이 증명되는 등 문제가 없을 경우 다시 수입 보류 명령이 해제될 것으로 보고 있다.

도 관계자는 “수년이 지난 후 갑작스럽게 수출이 통제되면서 당혹스럽다”며 “다만 수출 재개를 위해 사건이 발생한 이후 노동 착취 등이 없었다는 것을 증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태평염전에서 일하고 있는 장애인이 9명 정도 된다”며 “이들과 그 가족을 만나 면담을 진행할 방침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2021년 7월 신안지역 일부 염전에서 지적 장애인 강제 노동 등 ‘염전 노예’ 문제가 발생했고, 장애인권익위원회는 이듬해 11월 강제 노역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미국에 수입을 받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전남에서는 2023년 기준 천일염 18만5,000t이 생산됐고 이 가운데 미국에는 245t(5억원 상당)이 수출됐다. 태평염전에는 미국에 연간 7∼8t(1억원 상당)이 수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