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으로 정치권의 조기 대선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탄핵 이후 60일 이내 차기 대통령을 선출해야하는 빠듯한 선거 일정으로 지역 현안이나 정치·경제 개혁 과제들이 차기 정부 국정과제에 제대로 반영될지는 미지수다.

가뜩이나 윤 전 대통령의 호남 지역 공약 사업 대부분이 탄핵으로 좌초 위기에 몰려 사업 성사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이번 대선에서 만큼은 지역 발전을 담보할 현안을 대선 공약에 반영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본지는 조기 대선을 앞두고 광주·전남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현안 과제를 조명한다. 편집자주



가시화된 조기대선에서 광주시가 우선 치켜들어야 할 현안으로는 AX 실증밸리(AI 2단계)사업이 꼽힌다.

시는 올해 상반기 마무리되는 AI 1단계 사업 성과를 토대로 2단계 사업에 본격 나선다는 계획이지만 국비 미확보와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아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7일 광주시에 따르면 AI 집적단지 1단계 사업은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간 총 4,269억원을 투입해 AI기술 개발에 필요한 핵심 자원인 AI데이터센터와 초대형 드라이빙 시뮬레이터를 포함한 실증장비 등 핵심 기반시설을 구축하는 것이 골자다.

시는 1단계 사업의 핵심인 인프라 구축과 맞춤형 실증·기업 지원, 인재양성 성장 사다리 육성 등 AI산업 생태계 조성을 추진 중이다. 특히 국내 최고 수준의 컴퓨팅 연산 능력 88.5 PF(페타플롭스)을 갖춘 광주 AI데이터센터는 지난 2023년 11월 서비스에 들어갔고, 드라이빙 시뮬레이터 등 77종의 실증장비를 구축하는 등 세계적인 AI산업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현재까지 총 272개사의 AI 기업 유치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AI사관학교를 통해 실무형 인재를 양성하는 등 탄탄한 인재 양성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시공사의 폐업으로 4개월여간 중단됐던 AI 산업 융합 집적단지 실증·창업동 공사가 오는 6월 완공되면 AI 1단계 사업은 사실상 마무리된다.

광주시는 이러한 AI 1단계 사업 성과를 토대로 AX 실증밸리 조성사업(AI 2단계)을 준비중이다.

대한민국 대표 AI 실증도시 완성의 마지막 퍼즐로 여겨지는 AI 2단계 사업은 오는 2029년까지 9,000억원을 투입해 AI 1단계 사업을 통해 구축한 인프라를 고도화하는 게 목적이다.

AI 2단계 추진은 국비 확보와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여부가 사업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는 AI 2단계 사업의 예산 규모와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등 추진 방식 등에 대해 정부부처와 협의할 계획이었지만, 12·3비상계엄과 탄핵 등 여파로 관련 절차가 표류 중이다.

시는 올해 인공지능 기술개발과 기업 지원을 위한 예산 957억원을 추가 요청했지만 국회에서 반영되지 않았다.

2027년 개교를 앞둔 AI 영재고의 경우 지난해 말 정부와 재정 분담 합의를 마치고 적정성 검토 절차가 진행중이지만 관련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

특히 AI 2단계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와 국비 지원, AI 영재고 설립은 윤 전 대통령이 대선과 민생 토론회 등을 통해 적극 지원을 약속해 사업 조속 추진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지만, 윤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새 정부로 공이 넘어간 상황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AI집적단지 2단계 사업의 정상적인 추진을 위한 예비타당성 면제 건의, 추경 확보 등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며 “AI 1단계 사업을 통해 구축한 최신 실증 장비 등을 기업이 연구 개발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광주연구원도 최근 발간한 정책포커스 ‘2025 정부 인공지능 활용사업 연계 광주 추진 과제’를 통해 “광주는 일상에서 인공지능을 실현할 수 있도록 차별화된 사업을 발굴해 인공지능 대표도시의 위상을 강화하고 있다”며 “국가인공지능컴퓨팅센터 설치를 통해 광주가 인공지능 분야를 선도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원은 “광주는 지자체, 공공기관, 주민자치 데이터 활용 플랫폼 구축, 반도체 설계·스타트업 육성 특화 프로그램 운영 등이 필요하다”며 “인공지능 인프라·기업·기술 집적화를 통한 초격차 기술개발, 실증, 상용화를 지원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