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만장일치로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을 선고하면서 헌정질서를 수호하는 중대한 전환점이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회의 탄핵소추 사유 5개를 모두 인정, 대통령을 파면할 정도로 중대한 위헌·위법이 있었다고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후부터 이어진 정치·사회적 혼란에 민생경제는 이미 파탄 지경에 이르렀고, 세대·지역간 갈등도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이제는 내란 주범과 가담자들을 엄중히 단죄해 역사의 교훈으로 삼아야하며, 극단적으로 분열된 사회를 통합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때다. 본지는 윤 대통령 파면 선고 이후 앞으로의 과제와 지역민심 안정화를 위한 방안 등에 대해 경제, 의료, 법조 등 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아 다섯 차례에 걸쳐 보도한다. 편집자 주



김동찬 광주경영자총협회 상임부회장은 7일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으로 △미래 먹거리산업 육성 △기업 경영 자율성 강화 △자영업자·소상공인 지원 대책 마련 등을 제시했다.

김 상임회부장은 “탄핵 선고 이후 행정과 정치가 제자리를 찾아가고 올해 대선과 내년 총선을 지나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경제 안정화는 국제정세, 트럼프 2기 무역관세, 미중 무역갈등, 글로벌 분쟁 등 다양한 변수가 존재해 5~7년의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국 불안정은 지역 경제에 직접적인 충격을 주고 있다”며 “내수 중심의 광주지역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소비 심리를 위축시키고, 투자와 고용 확대를 주저하게 만드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고금리·고물가 상황에서는 금융 유동성 확보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금융기관의 신속한 정책자금 집행, 긴급 보증 확대, 지방세 납부 유예 등 실효성 있는 조치가 필요가 필요하며, 중장기적으로는 인력난 해소를 위한 직업훈련, 기술인력 양성 투자도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김 상임부회장은 또 단기 처방이 아닌 지역 산업의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광주는 미래형 자동차, 에너지 신산업, AI 산업 등 미래 성장 동력을 갖춘 도시이다”며 “이를 기반으로 한 R&D 투자 확대, 산학연 협력 체계 고도화, 전문 인력 양성, 청년 정착 유인 정책 등이 장기적 비전의 핵심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어려운 이유는 소비 급감 때문이다”며 “기존 대출을 재조정하거나 만기 연장하는 ‘긴급 금융조정 제도’ 도입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으며, 장기적인 생활물가 안정도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성우 광주 서구소상공인연합회장은 지역상권 회복을 위한 가장 필요한 정책으로 ‘자금 지원’을 꼽았다.

장 회장은 “배달전문점과 대형 음식점들이 비상계엄 이후 시민들의 발걸음이 줄면서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며 “다만 탄핵 선고 이후 앞으로 경제 상황이 더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있으며, 상인들도 이전과 달리 얼굴에 미소를 띄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수 활성화를 위해 지역화폐를 10~15% 할인해 시민들이 골목형 상점가에서 쓸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며 “새로운 정부에서는 지자체가 추진 중인 지역화폐를 활성화해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해소해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정일성 광주 동구 충장로 1~3가 상인회장은 “윤 대통령의 파면 선고 이후 지역상권에 큰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탄핵 정국으로 인한 경제적 불확실성 때문에 개점이나 이전 등을 미루는 경향이 있었는데, 탄핵 결정 이후 임대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정 회장은 “상점가에서는 온누리상품권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온누리상품권 활성화가 소비 진작에 큰 도움이 될 것이며, 시민들이 불편함 없이 찾아올 수 있도록 1~3가 주차장 문제를 하루빨리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선신 광주 북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탄핵 선고 이후 소상공인들의 바람은 생업에 활기를 불어넣어주고 민생경제가 회복되는 것이다”며 “소비 촉진을 위해선 지역 축제 등 내수 활성화 대책이 필요하며, 실효성 있는 정책 지원으로 다시 활기찬 광주의 거리가 됐으면 한다”고 소망했다. 최환준·이수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