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이래 최초로 아시아 최고 무대에 도전장을 내민 광주FC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물러설 수 없는 한판 대결을 펼친다.

광주는 오는 26일 오전 1시 30분(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킹 압둘라 스포츠시티 스타다움에서 2024-202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8강전 알 힐랄과의 경기를 갖는다.

광주는 이미 구단을 넘어 리그 역사의 한 획을 그었다. 창단 후 첫 아시아 무대에 나서 시도민구단 역사상 최초 AFC 주관 대회 8강 진출에 성공, K리그의 자존심을 살렸다.

광주가 지나온 여정은 그야말로 승승장구였다. 리그 스테이지 경기부터 아시아 내 강호를 연달아 쓰러뜨리며 순항했다. 16강에선 일본 J리그 챔피언 비셀 고베를 1, 2차전 합계 3-2로 제압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그럼에도 이정효 감독을 필두로 한 선수단에 만족이란 없다. 기존 8강으로 정해 놓았던 목표도 수정했다. 알 힐랄을 꺾는 것을 시작으로 반드시 우승컵을 들겠다는 각오다. 4강에 오르면 60만달러(8억6,000만원)를 상금으로 받는다.

결승 무대에만 올라가면 상금 규모가 껑충 뛴다. 준우승팀에는 400만달러(57억원)가 돌아간다. 우승팀 상금은 1,000만달러(142억원)다.

올 시즌 광주 선수단 총연봉은 70억원가량으로 추정된다. 우승 시 ACLE 상금으로 총연봉의 두 배를 충당하는 셈이다.

현재 팀 분위기도 매우 좋다. 코리아컵까지 병행하는 빡빡한 일정 속에서도 4월에 치른 5경기에서 4승을 쓸어 담으며 완벽히 궤도에 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연이어 득점포를 터뜨리며 에이스의 면모를 되찾은 헤이스를 비롯해 데뷔골을 신고한 박인혁과 강희수, 부상에서 돌아온 가브리엘 등 골고루 좋은 활약을 보이며 완성형 팀에 올라섰다.

이번 상대 알 힐랄은 사우디아라비아 프로페셔널 리그 우승 19회(최다우승), ACL(ACLE의 전신) 우승 4회(최다우승)를 차지한 전통의 명가다. 스쿼드도 화려하다. 전방에 알렉산다르 미트로비치, 중원에 후벵 네베스, 세르게이 밀린코비치 사비치, 후방에 칼리두 쿨리발리, 야신 부누 등 유럽 무대를 호령했던 선수들이 즐비하다.

하지만 광주는 그간 객관적인 전력, 상대적인 평가 등을 뒤엎고 여러 차례 예상 밖의 결과를 만들어냈다. 그 중심엔 ‘원팀’으로써 보여주는 광주 특유의 조직력이 있다. 날카로운 왼발 킥이 최고 장점인 에이스 아사니와 미드필더 박태준 등도 건재하다. 어떤 상대를 만나도 광주의 색깔과 전술 철학이 구현되고 있다.

이정효 광주FC 감독은 “알 힐랄을 분석했다. 우리가 조직력 면에선 앞선다고 본다”며 “축구는 팀으로 하는 단체 스포츠다. 우리 선수단의 가능성을 믿는다. 꼭 우승하고 싶고 그래야 한다. 늘 그렇듯 우리가 하던 축구를 할 것이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이날 광주FC는 사우디 원정 8강전 승리를 위해 단체 응원에 나선다.

광주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 8강전을 앞두고 23일 오전 1시 30분부터 조선대학교 해오름관에서 단체관람 응원을 펼친다.

이번 응원전은 현지에 직접 응원하러 가지 못한 광주 시민과 팬들이 모여 구단의 ACLE 8강 도전을 응원하고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경기시작 1시간30분전인 0시부터 입장이 가능하다.

당초 영화관 단체응원을 추진키로 하고 수요 조사에 나섰으나, 함께 응원하고 싶다는 시민과 팬들의 규모가 500여명이 넘어서자 1,000명 수용이 가능한 조선대 해오름관으로 장소를 변경했다.

광주FC 관계자는 “ACLE 8강 진출은 구단과 팬 모두가 함께 이뤄낸 성과다”며 “늦은 밤 시간임에도 축구에 대한 열기를 함께 나눌 수 있는 특별한 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