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로 이재명 후보가 선출됐다.

이 후보는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순회경선에서 90%에 이르는 압도적 득표로 정권교체를 위한 진보 진영의 선봉에 서게 됐다.

이 후보는 특히 가까스로 과반을 넘겼던 4년 전과 달리 이번 경선에서는 일찌감치 독주체제를 굳혔고, 당의 뿌리인 호남에서도 몰표를 받으며 정통성까지 인정받아 대권가도의 길을 탄탄히 다지게 됐다.

이 후보는 27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민주당 6·3 대통령 선거 수도권·강원·제주 경선 및 최종 후보자 선출 대회에서 압도적 1위로 본선행을 확정했다.

이 후보는 충청·영남·호남·수도권 등 4개 권역별 당원 투표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를 합산한 결과, 누적 득표율 89.77%를 기록했다. 김동연 후보와 김경수 후보는 각각 6.87%와 3.36%를 얻는 데 그쳤다. 이 후보의 득표율은 지난해 8월 당 대표 연임 전당대회 당시 85.40%를 뛰어넘는 민주당 계열 사상 역대 최고치다.

이 후보는 1∼4차 순회경선을 합치면 전체 대의원·권리당원·재외국민 득표율은 90.40%로 집계됐다. 전체 비중 가운데 50%가 반영되는 일반 국민대상 여론조사에서는 89.21%를 득표했다.

이 후보의 경선 승리는 확고한 당내 입지 등을 기반으로 일찌감치 예고됐다.

이 후보는 당 대표 연임과 지난해 총선 이후 친명(친이재명)계가 당내 주류 세력으로 부상하며 장악력을 키웠다.

또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탄핵 정국과 이 후보의 선거법 항소심 등을 거치며 ‘이재명 대세론’이 한층 강하게 형성됐다.

민주당 당원들 사이에서 0.73%포인트 차로 패배한 지난 대선에서의 학습 효과와 ‘내란 심판’ 정서가 맞물리며 ‘될 사람’에게 힘을 몰아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후보는 4년 전인 2021년 대선 경선에서 최종 50.29%를 득표하며 가까스로 과반을 넘겼다. 경쟁자였던 이낙연 당시 후보가 39.14% 득표율을 기록했고, 민주당은 이후 당내 갈등 후유증이 적지 않았다.

호남경선 결과는 이 같은 전략적 투표를 대표적으로 증명하고 있다.

전날 진행된 호남경선에서 지역민들은 비상계엄 후 정국 안정과 지역발전을 염원하는 전략적 투표로 이 후보에게 표(88.69%)를 몰아줬다.

‘어대명’(어차피 대통령 후보는 이재명) 기류가 강해 저조할 것으로 우려됐던 투표율도 크게 치솟았다.

호남경선 투표율은 53.67%로 2021년 20대 대선 경선 투표율(55.23%)보다 수치로는 1.56%포인트 낮지만, 권리당원 수가 20대(20만명)보다 17만명이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 8만명의 권리당원이 더 투표한 것으로 분석됐다.

앞선 전당대회 투표율과 비교해도 이번 경선 투표율은 급상승했다.

2022년 전당대회 투표율이 광주 34.18%·전남 37.52%, 2024년엔 호남권 투표율이 20%대로 폭락한 것을 고려하면 이번 경선 투표율은 두 배 이상 수직상승한 셈이다.

이 후보로선 당의 심장부인 호남에서 압승을 거둬 민주당의 적자로서 정통성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욱 크다는 평가다.

이 후보는 수락 연설에서 “정권 탈환을 통해 새로운 나라, 진짜 대한민국을 만들 기회를 주셨다. 반드시 승리해 정권을 탈환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 낮은 자세로 정치의 사명이자 대통령의 제1과제인 국민 통합의 책임을 확실히 완수하겠다”며 “완전히 새로운 나라, 희망과 열정이 넘치는 진짜 대한민국을 만들어 보답할 것”이라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