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경기 후에 눈물도 살짝 나고 더 잘할 수 있었을 것 같다는 마음에 후회도 했습니다. 하지만 욕심 없이 준비했고, 다치지 않고 동메달을 따면서 선수 생활을 마칠 수 있어 만족합니다.”

광주도시철도공사 여자유도팀 김성연(31)이 제103회 전국체육대회를 마지막으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김성연은 최근 울산에서 사전경기로 열린 체전 여자일반부 70㎏ 이하급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대회가 끝난 뒤 휴가를 받아 쉬고 있는 김성연은 “마음은 여전히 1등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실제 체전 준비는 채 두 달이 안 됐다”면서 “매일 운동하는 선수들과 다르다는 것을 이번 체전에서 다시 한번 실감했다”고 말했다. 이어 “체전에서 2경기를 했는데 솔직히 예전보다 힘들었다. 준결승에서 진 선수가 금메달을 땄다. 매일 운동하는 친구들을 이기기는 힘들다. 3등도 감사했다”며 “시상대에 섰을 때 어린 선수들이 많은 것을 보고 세대교체 시기임을 느꼈고, 은퇴라는 현실을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순천 출신인 김성연은 9살 때 유도를 시작, 전남체고와 용인대 졸업 후 광주도시철도공사에 둥지를 틀었다. 국내 무대는 물론이고 2014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 2015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금메달, 2016파리그랜드슬램 금메달, 2018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은메달을 획득하며 한국 여자유도의 간판으로 자리매김했다.

김성연은 지난해 7월 2020도쿄올림픽 이후 실전 대회에 나서지 않고 무릎 재활에 전념해왔다. 올해를 선수 생활 마지막 시기로 방향을 잡은 김성연은 최고의 모습으로 물러난다는 계획으로 몸을 만들어왔고 지난 6월부터 대회에 나섰다.

김성연은 “올림픽이 끝나고 은퇴를 마음먹었다. 전성기 때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나 자신이 내려오는 모습을 보는 게 슬펐다”며 “하지만 그동안 포기하지 않고 부딪혀 본 것도 잘했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20여 년의 선수 생활 중 가장 아쉬운 순간은 역시 올림픽이다. 두 차례의 올림픽에 나섰던 그는 메달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2016리우올림픽과 2020도쿄올림픽 모두 16강 고비를 넘지 못했다. 김성연은 올림픽에서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내년부터 광주도시철도공사 여자유도팀 코치로 인생 2막을 시작한다.

그는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이라는 생각도 했지만 이젠 지도자로서의 길을 가야할 때”라며 “선수생활을 오래 했고, 선수촌에도 10년 있으면서 좋은 지도자들을 많이 만났다. 그분들의 장점을 내 것으로 잘 만들어서 선수들에게 도움이 되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최진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