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가 높은 흑염소가 남녀노소 모두에게 친근한 음식으로 다가갈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대길농업회사법인’ 조혜진 대표(48)는 빠르게 성장하는 흑염소의 가능성에 주목한 청년농업인이다.

귀농 9년차에 접어든 조 대표는 순천에서 자연 방목으로 6,600㎡규모의 농장에서 무항생제 인증 흑염소 300두를 키우고 있다.

조 대표는 “쇼핑몰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던 2016년 부모님이 동시에 입원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했는데 농장을 관리할 수 있는 사람이 없어 준비할 시간도 없이 농사에 뛰어들게 됐다”고 말했다.

차츰 농사가 손에 익기 시작했을 무렵, 조 대표는 병원에 입원해 있는 부모님의 기력 보충을 고민하다 흑염소를 생각해냈다.

그는 오랫동안 약용으로 사용돼 온 흑염소의 풍부한 영양소와 더불어 고기 자체도 맛이 좋아 성공 가능성을 엿봤다.

조 대표는 환기와 난방, 급수 시스템 등을 최대한 자동화한 축사를 구상하고 동물의약품과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은 흑염소를 키우기 시작했다.

전남농업마이스터대학에서 흑염소 전공 강의를 1년 동안 들은 그는 “출하만으로는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없어 흑염소를 원료로 하는 가공식품을 직접 제조하기로 결심했다”며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유일한, 그리고 가장 확실한 방법이었다”고 강조했다.

조 대표가 최초로 기획한 자체 상품은 흑염소 진액이었다. 한의사 지인에게 흑염소와 상성이 좋은 약재를 추천받아 무압력 방식으로 만들었는데, 품질만큼은 자신 있었지만 정작 시장에서의 반응은 차가웠다.

그는 “알려지지 않은 개인 브랜드 상품이어서 박람회 등에 참가도 해봤지만 반응이 없었다”며 “난관을 타개하기 위해 전남도농업기술원에서 실시하는 스타트업 교육을 통해 높은 수준의 패키지 디자인을 완성하고 순천시농업기술센터의 도움을 받아 홍보가 한결 수월해졌다”고 말했다.

이에 힘입어 조 대표는 손쉽게 조리할 수 있는 밀키트를 연이어 출시했다. 남녀노소 모두가 흑염소에 대한 선입견 없이 가볍게 즐길 수 있도록 불고기, 폭립, 장조림을 비롯해 에너지드링크와 선식, 소시지 등 제품을 다양하게 구성해 소비자를 위한 선택의 폭을 넓혔다.

조 대표는 “중국과 호주 등에 흑염소 진액 등을 수출하고 있는데 앞으로 더 많은 국가에 ‘대길농업회사법인’에서 만든 다양한 제품을 수출할 수 있도록 온 힘을 쏟을 것”이라며 “‘대를 이어 농사를 짓겠다’라는 의미로 작명했지만, 이제는 ‘더 큰 길로 나아가자’는 포부를 담아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