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무거운데?” 연탄을 전달하는 자원봉사자들의 얼굴이 붉게 상기됐다. 자원봉사자 40여명이 한 줄로 서서 직접 연탄을 1장씩 옮겼다. 연탄 무게는 한 개에 3.65㎏. 옮기는 횟수가 거듭되자 봉사자들의 얼굴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히기 시작했다.

지난 9일 오전 9시, 광주시 서구 유덕동 유촌마을에서 광주시교육청 봉사자들과 서구자원봉사센터 직원 40여명이 함께 연탄을 날랐다. 이날 연탄 배송지인 유촌마을은 좁은 골목길로 인해 트럭이 들어갈 수 없어 자원봉사자들이 팔토시, 장갑, 우비, 앞치마 등을 챙겨입고 한 줄로 서서 일일이 연탄을 옮겼다.

10.8도의 서늘한 날씨에도 연탄을 옮기는 시간이 길어지자 봉사자들의 옷은 금세 땀으로 젖었다.

어른에게도 쉽지 않은 3.65㎏ 연탄 나르기에 초등학생들은 ‘힘들다’, ‘너무 덥다’고 얘기하다 골목길에 앉아 잠시 휴식을 취하기도 했다.

첫 번째 연탄 배달이 끝나자 봉사자들은 “처음 연탄을 옮겼을 땐 생각보다 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횟수가 지날수록 팔이 저리고 몸 구석구석에 땀이 흐르기 시작했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최연소 봉사 참가자인 나연아양(8)은 “아침 일찍 아빠랑 나와서 처음 연탄 봉사를 하면서 너무 즐거웠지만, 연탄이 생각보다 너무 무거워서 금세 힘들어졌다”며 “힘들면 쉬어도 된다고 했지만, 조금이라도 더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탄 봉사를 통해 할머니·할아버지를 도울 수 있어서 기뻤고, 다음에도 또 연탄 봉사하러 오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전 9시에 시작한 연탄 봉사는 40분 만에 배달지 2곳에 준비한 600장 전달을 완료했다.

예상 시간보다 빨리 연탄 배달을 마친 봉사자들은 인근 길가에 앉아 “우리가 너무 빨리 끝낸 것 아닌가”라고 너스레를 떨며 휴식을 취하기도 했다.

이날 광주시교육청 봉사동아리 ‘케어’가 서구 유덕동 봉사현장에 준비한 연탄은 8가구 총 2,400장으로 총 4가구에 전달됐다. 나머지 4가구는 연탄업체에서 배달을 맡았다.

참가자들은 “어렵고 힘든 이웃을 도울 수 있어서 너무 보람찬 하루였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양동초등학교 행정직 임민경씨(23)는 “뜻깊은 봉사에 참여하게 돼 정말 기분이 좋다. 연탄 봉사는 처음 해보는데 연탄이 생각보다 무거워서 놀랐다”며 “300장을 계속 옮기는 게 쉽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연탄을 받으시는 분들이 고마워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뿌듯했다”고 말했다.

광주시교육청 봉사동아리 ‘케어’ 최석주 회장은 “연탄을 사용하는 분들은 하루 4개면 따뜻하게 지낼 수 있다. 연탄 봉사에 많은 분이 참여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연탄 나눔은 어려운 이웃들이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돕는 매우 중요한 활동이다. 그러나 지난해 850원이었던 연탄 가격이 올해는 1,000원으로 오르며, 지난해보다 줄어든 8개 가구만 지원할 수 있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내 연탄 산업은 주거환경변화, 난방기 교체 등 소비량 감소로 위축됐지만, 취약계층에게 연탄은 겨울나기를 위해 꼭 필요한 생존 수단이다. 지난 3월 광주·전남 유일의 연탄 공장인 ㈜남선연탄이 폐업하면서 2024년 연탄 1장 가격이 지난해(850원) 대비 17.6% 오른 1,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11월에서 2월까지 겨울을 나기 위해 가구당 필요한 연탄은 550장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