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를 눈앞에 두고 광주·전남 최대 전통시장인 양동시장 한 상가에서 한밤중 화재가 발생했다. 자칫 대형 화재로 이어질 뻔 했던 이날 불은 발빠른 초동대처로 다행히 30여분만에 진화됐고 걱정에 잠을 이루지 못했던 대다수 상인들은 조렸던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하지만 화마를 피해가지 못한 일부 상인들의 경우 당장 명절 대목 장사 여부가 불투명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22일 광주 서부소방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 6분께 서구 양동 양동시장 채소 골목 한 점포에서 시작된 불로 인해 가판대와 상자에 쌓여 있던 채소들이 잿더미로 변했고, 천장의 가설물과 전선들이 녹아내렸다.

불은 시장 안전요원이 순찰하던 중 발견해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소방 당국은 인력 81명, 장비 27대를 동원해 접수 30분 만인 오전 0시 35분께 불길을 완전히 잡았다.

이 불로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설 명절을 앞두고 전체 점포 634칸 중 9칸(2개 상가)이 피해를 입었다. A 상점(3칸)이 모두 불에 탔고, B 상점(6칸)은 일부 소실됐다.

채소 골목 일부 상점에서는 가판대 등에 있는 채소가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 사용된 소방용수를 머금으며 판매를 할 수 없게 돼 소방서 추산 830여만 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하지만 화재가 조기에 진압되면서 주변 상가들의 추가 피해는 막을 수 있었다.

피해 상인은 “대목인 만큼 두어 달 전부터 주문량을 늘려 점포 안에 보관해뒀다”며 “지금은 말짱 도루묵이 됐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래도 다친 사람이 없으니 다행”이라며 “다른 상인들의 장사가 잘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피해가 발생하자 서구청은 인력과 장비를 동원해 어지러진 피해현장 정리 지원에 나섰다.

서구청 관계자는 “오전에는 화재 감식이 진행되는 상황이라 현장 정비를 못했지만 오후에 구청 자율방재단 등 인력과 청소차량 등을 지원해 복구를 진행했다”며 “피해 상인들이 최대한 빨리 피해를 극복하고 생계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가능한 지원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서부소방서는 화재가 냉장고 전선의 노후화 등으로 인한 전기적 요인에 의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은 조사중이다.

이수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