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동결 방침에도 불구하고 광주·전남지역 일부 대학들이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재정난 등을 이유로 등록금 인상을 전격 결정해 파장이 예상된다. 계속해서 교육부의 눈치를 보기에는 더 이상 버티기 쉽지 않다는 게 이들 대학들의 인상 이유다. 학생·학부모 등의 반발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같은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아직까지 최종 결정을 미루고 있는 다른 대학들의 고민도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22일 지역 대학가에 따르면 지역 사립대인 동신대는 이날 오후 2시 등록금심의원회를 열고 2025학년도 등록금을 5.4%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동신대는 학부모 부담 경감을 위해 지난 2009년 이후 16년간 등록금 인하 또는 동결해 왔지만, 교육 경쟁력 강화를 위해 불가피하게 등록금 인상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등록금 인상분은 교육 환경 개선과 우수 교수 확충 등 교육 경쟁력을 높이는데 투자하고, 재학생 복지와 장학금 확충, 취업 지원 프로그램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2012년부터 13년째 등록금을 동결해온 광주대도 지난 20일 등록금심의위원회를 열어 등록금 5.04% 인상을 결정했다.

학생 수 감소와 물가 상승 등 영향으로 대학 재정이 어려워지자 등록금을 인상하게 됐고, 인상분은 시설확충 등 교육환경 개선에 사용하기로 했다.

지역 국립대 중에서는 광주교육대학교가 유일하게 등록금을 4.98% 올렸다. 신규 교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서이초 사건’ 이후 교대 학생들의 자퇴율이 높아지자 등록금 수입 감소분을 메꾸기 위해 불가피하게 등록금을 인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광주교대 관계자는 “국·사립대의 경우 편입생을 뽑을 수 있지만, 교육대는 4년 동안 편입생을 뽑지 못하고 공석으로 둬야 해 대학 재정이 힘든 상황이다”며 “2025학년도 신입생 입학 정원이 기존 326명에서 289명으로 감축된 점도 등록금을 인상하게 된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지역 일부 대학들이 등록금을 인상하자 등록금심의위원회를 앞둔 대학들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2011년 전문대에서 4년제 대학으로 전환한 송원대는 등록금 3% 인상안을 놓고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부터 13년째 등록금을 동결해온데다 4년제 대학 전환 이후 학생 수가 4,200여명에서 2,600여명으로 감소한 만큼 대학 재정 상황이 녹록치 못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송원대는 다음 달 3일 등록금심의위원회를 열어 등록금 인상 또는 동결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사립대인 호남대 또한 오는 24일 등록금심의위원회에서 등록금 인상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지만, 학부모 부담 경감 차원에서 동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광주여대는 오는 24일 등록금심의위원회에서 인상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에 앞서 전문대인 동강대와 사립대인 남부대는 등록금 동결을 결정했다.

지난해 등록금 4.9% 인상한 조선대는 학교 재정 상황과 학생 의견 등을 고려해 등록금을 동결하기로 했다.

지역 국립대인 전남대, 목포대, 순천대도 어려운 경제 상황을 고려해 등록금 동결에 동참했다.

송하철 목포대 총장은 “지난 2009학년도부터 등록금 17년 연속 동결은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학생과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결정이다”며 “등록금이 동결됐다 할지라도 학생 복지 예산을 연간 200억 원 수준으로 대폭 확대하고, 장학금도 등록금 대비 기존 103%에서 115%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최환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