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수출액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과 달리 광주·전남은 먹구름이 낀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와 석유제품·석유화학제품 등 주력 제품 부진이 아쉬운 결과로 이어졌는데 올해도 미국 신행정부의 대중 수출규제 강화, 지정학적 리스크 지속 등에 어려움이 클 것으로 전망됐다.

23일 한국무역협회 광주전남본부가 발표한 ‘2024년 광주·전남 수출입 평가 및 2025년 전망’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광주·전남 수출액은 611억 2,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3.2% 감소했다.

지역별로 광주는 155억 5,000만 달러로 전년비 12.2% 감소했고 455억 6,000만 달러를 기록한 전남은 지난해보다 0.3% 오르는데 그쳤다.

광주는 반도체 부진이 전체 수출 감소세를 이끌었다. 스마트폰·자동차용 비메모리 수요 감소 등 반도체 후공정(패키징) 주문 감소로 작년 대비 25.1% 감소한 41억 달러를 기록했다.

자동차는 역대급 수출 증가율(30.9%)을 기록했던 2023년 기저효과로 올해도 3.6% 소폭 감소했으나 역대 두번째 수출 실적을 나타냈다.

차량용 타이어 수출 증가로 고무제품 수출도 11.1% 늘었고 미국 경기 회복과 AI가전 보급 확대 등에 따라 ‘공기조절기 및 냉난방기’와 세탁기 수출은 각각 68.8%·54.5%씩 늘었다.

수입은 전년 대비 8.2% 증가한 77억 달러로 무역수지는 78억 4,000만 달러 흑자다.

같은기간 전남에서 수출 비중 32%를 차지한 석유제품은 낮은 유가로 인한 단가 하락, 호주·중국 등 수요 부진에 5.9% 감소했다.

석유화학제품은 기초유분(20.4%), 합성고무(0.7%) 등 수출은 증가했으나 글로벌 수요 부진과 수출 단가 약세로 합성수지의 수출이 10% 이상 감소하면서 전체 석유화학제품 수출 감소세를 견인했다. 철강판도 가격 하락에 따른 단가 하락 및 글로벌 가격경쟁 심화로 4.7% 감소했다.

다만 2021년 높은 선가로 수주한 LNG선, 대형 컨테이너선 등 고부가 선박이 본격 수출되면서 선박은 57.9% 증가했다. 특히 김·쌀·톳 등 농림수산물이 선방하면서 역대 최대 실적인 7억 8,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전남 수입은 405억 3,000만달러. 무역수지는 50억 4,000만 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이같은 어려움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의 대중 수출규제 강화, 북미지역의 자동차 생산능력 확대, 석유제품 가격 하락 및 정체 때문이다.

무역협회 광주전남본부 관계자는 “올해 세계 경제는 점진적 인플레이션 안정화, 주요국 금리인하 기조로 인한 민간 소비 회복, 투자 확대 등으로 3%대 성장이 예상된다”며 “다만 지정학적 리스크 지속, 트럼프 신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따른 불확실성, 해외 현지 생산 비중 증가 등으로 수출 제한 가능성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홍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