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묘역으로 분리된 국립 5·18 민주묘지 신묘역 확충 방안에 대한 타당성 조사 용역 결과가 나왔다.

부족한 안장 공간 확보와 민주묘지 상징성 강화 등을 위한 3가지 대안이 제시됐는데, 참배광장 일부에 신묘역을 조성하는 방안이 유력히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국립5·18민주묘지관리사무소는 23일 오후 국립5·18민주묘지 민주관 세미나실에서 ‘국립5·18민주묘지 신묘역 기본구상 및 타당성 조사용역 최종보고회’를 열었다.

이날 보고회에선 신묘역 확충 방안에 대한 3가지 대안이 제시됐다.

첫 번째 안은 1묘역은 그대로 둔 채 2묘역 안장자와 향후 안장 대상자인 5·18 유공자를 포함한 3,900기 묘역을 신묘역에 조성한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참배광장은 민주광장으로 위치를 변경하고, 민주광장은 1만 1,000㎡를 확충해 신설한다는 방안도 포함됐다.

두 번째 안은 첫 번째 안과 같이 1묘역은 그대로 보존하고 참배광장 일부에 신묘역을 조성한다는 것이다. 참배 및 소규모 행사기능은 유지하되, 5·18 기념식 등 대규모 행사는 민주광장을 확충해 활용한다는 방안이다.

세 번째 안은 1묘역 배후산지에 신묘역을 조성한다는 계획이지만, 경사도가 평균 25~30도에 이르고 산지훼손에 따른 묘역의 경건함이 낮아진다는 단점이 제기됐다.

이 안은 과다한 사업비와 신묘역 조성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힌다. 1·2안과 비교해 참배광장의 기능은 유지된다.

1·2·3안 모두 신묘역 공사 과정에서 5·18추모관과 유안봉안소는 보존된다.

용역사는 보고회에서 2안을 타당성이 가장 높은 대안으로 꼽았다.

특히 실시계획 작성과 의견수렴, 관계기관 협의 등을 고려했을 때 2안의 경우 인허가 및 사업기간이 21개월 가량 소요되고, 공사비는 143억원 가량 될 것으로 추산됐다.

1안의 경우 21개월, 137억원의 공사비가 들 것으로 봤다.

용역사 관계자는 “2안에서 제시한 참배광장 일부 공간 신묘역 조성과 관련해서 소나무가 심어져 있는 구간이 참배 등 행사를 할 수 없는 공간이기에 가용지로 봤다”며 “3안의 경우 공사는 가능하지만 가용지로서 보기에는 힘들어 순위가 가장 낮다”고 말했다.

이날 보고회에 참석한 5·18 단체들도 용역사가 제시한 2안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고, 3안에 대해선 타당성이 낮다고 입을 모았다.

김범태 국립5·18민주묘지관리소장은 “신묘역 기본구상 및 타당성 조사 용역을 발주할 때 핵심은 모든 오월 영령들이 한 공간에서 호흡하고 쉬었으면 좋겠다는 취지였다”며 “일부 단체에서 주장하는 참배광장 훼손에 대한 주장은 사실이 아니며, 절차를 무시했거나 공론화 과정을 거치치 않았다는 점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5·18 민주유공자유족회는 ‘타당성 조사 연구용역’과 관련해 김 소장이 독단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보고회에 불참했다.

유족회는 “신묘역 연구용역에 대해 김 소장은 이해 당사자인 유족회를 포함한 오월 단체들과 충분히 협의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진행했다”며 “2묘역 이장 및 1묘역 확장을 무조건 반대하는 것이 아니지만, 기존 묘지의 역사적 상징성과 5·18의 정체성인 광장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전 및 확장을 충분히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환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