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이 약점이었던 시절은 잊은지 오래다. 포수에 확실한 주전이 없어 골머리를 앓던 KIA 타이거즈가 든든해진 ‘안방’으로 V12를 달성하고 이제 V13을 노린다. 지난해 우승 포수 김태군이 중심을 지키고 있는 가운데 2018년 1차 지명으로 품었던 포수 한준수가 차세대 주전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ABS(자동볼판정시스템) 도입으로 공격력 좋은 포수들이 기회를 많이 얻으면서 타격능력이 뛰어난 한준수에게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한준수는 지난 22~23일 2025KBO리그 개막 2연전에서 연속 홈런을 터트리며 화력을 과시했다.

NC 다이노스와의 1차전에 교체 출전한 한준수는 두 번째 타석에서 상대 투수 김재열의 4구 직구를 잡아당겨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3점 홈런을 터트렸다. 이날 한준수는 2타수 1안타 1홈런 3타점으로 KIA의 9-2 승리에 기여했다.

한준수의 기세는 이튿날인 2차전에도 이어졌다. 이날 선발로 출전해 팀이 3-5로 뒤진 9회 말 시원한 한방을 터뜨렸다. 한준수는 NC 마무리 류진욱의 3구째 146㎞짜리 직구를 공략해 중월 홈런을 터뜨렸다.

한준수는 첫 홈런에 대해 “홈런을 생각하고 타석에 들어가지 않았다. 빨리 홈런이 터져서 마음이 편해졌다”며 “첫 타석부터 중요한 상황에서 대타로 나갔는데 타이밍이 늦었다. 두 번째 타석에서는 더 빨리 준비해 보자는 생각으로 나갔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이튿날 터진 홈런에 대해서는 “첫 경기에서 좋은 결과를 내고 승리하니까 어떻게 풀어나가는지도 수월해졌다. 시범경기에서는 투수가 아닌 나 자신과 많이 싸우느라 주춤했다. 이제 홈런을 쳤으니 내가 아닌 투수와 열심히 싸워보겠다”고 말했다.

한준수는 KIA가 유망주 시절부터 점찍어 키워온 포수다.

광주동성고 시절 2018년 1차 지명으로 KIA 유니폼을 입었다. 185㎝ 90㎏의 신체조건에 야구를 시작할 때부터 포수로 뛰었으며 부드러운 스윙 매커니즘을 바탕으로 공격력이 뒷받침돼 대형 포수로 성장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물론 기대만큼 성장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했다.

2019년 1군에 데뷔해 7경기에서 20타수 6안타를 기록했다. 현역으로 군 복무를 마치고 절치부심하며 준비했던 한준수는 지난해 첫 풀타임을 뛰며 급성장을 이뤘다. 지난 시즌 한준수는 115경기 287타수 88안타 타율 0.307 7홈런 41타점 출루율 0.351 장타율 0.456을 기록했다. 규정타석은 채우지 못했지만 김태군과 함께 KIA의 안방을 번갈아 가면서 지켰고, 우승에 일조했다.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낸 한준수의 연봉도 기존 연봉 5,000만원에서 1억 4,000만원까지 치솟았다.

올해 시범경기에서는 17타수 3안타(1홈런) 타율 0.178에 그쳤지만 실전에서는 연속 홈런포를 가동하면서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3할대 타율로 공격력이 우수해 장채근 이후 첫 공격형 타이거즈 포수라는 수식어를 얻은 한준수지만 확실한 수비력은 보강해야할 과제다.

한준수는 “지난해 포구 실수나 실책이 좀 있었는데 줄이려고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며 “포구를 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안일한 플레이를 하지 않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타격에서 목표 수치를 정하지는 않았다. 솔직히 타석 들어가서는 홈런을 생각하진 않는다. (두자릿수 홈런은)하다 보면 자연스레 따라올 것이라 생각하고 매 경기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한편, KIA는 25~27일 키움 히어로즈와 홈 3연전을 갖는다. 25일 선발은 새 외국인 투수 올러가 나선다. 키움 선발은 우완 영건 김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