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범람 위험이 있는 하천가에 흑염소를 묶어뒀다가 다치게 한 60대가 항소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형사1-2부(연선주·김동욱·김유진 부장판사)는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66)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고 31일 밝혔다.

A씨는 집중호우가 쏟아진 2023년 7월 전남 담양군 하천 부지에 12시간 이상 흑염소를 묶어 놔 당시 범람한 하천에 빠질 위험에 처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갑자기 불어난 하천에 빠지지 않으려고 몸부림치던 흑염소는 주변 날카로운 나뭇가지에 눈이 찔렸으나, 지나던 행인에 의해 구조됐다.

검찰은 A씨가 동물을 위험한 환경에 방치했다고 보고 기소했으나, 1심은 “고의로 방치했다는 증거가 없다”고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A씨에게 ‘미필적 고의’ 있었다고 보고 유죄를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장마철 호우주의보가 발령되었음에도 물이 흐르는 하천가에 흑염소를 매어놓아 순식간에 물이 불어나는 상황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며 “해당 장소는 가시덩굴과 나무가 우거져 흑염소 사육에 적합하지도 않아 피고인에게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판시했다. 최환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