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산불 피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민들이 나눔과 연대의 상징인 오월 주먹밥을 드시고 힘을 내 다시 일어섰으면 좋겠습니다.”

31일 오전 8시 30분께 광주 서구 주차장에는 산불 피해를 입은 영덕 주민들에게 전달할 ‘5·18 주먹밥’ 만들기 행사가 열렸다.

이른 시간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행사장 곳곳은 갑작스러운 산불로 삶의 터전을 잃은 주민들을 돕기 위한 따뜻한 온기로 가득했다.

이날 주먹밥 만들기에 참여한 ‘양동 장금이’는 양동전통시장 상인들로 구성됐다. 이들은 새벽부터 구슬땀을 흘리며 주먹밥 재료를 준비했다.

붉은색 앞치마와 붉은 두건을 머리에 감싼 주민들은 비닐장갑을 끼고 능숙하게 재료를 버무리며 1시간 만에 500인분의 주먹밥을 뚝딱 만들어냈다.

주먹밥 만들기에 참석한 김유남씨(65·여)는 “갑작스러운 산불로 고통을 겪는 주민들의 모습을 TV로 보고선 너무 마음이 아팠다”며 “피해를 입은 영덕군민들에게 나눔과 연대의 정신을 상징하는 오월 주먹밥을 전달하기 위해 이번 행사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손명님씨(76·여)는 “영덕 주민들이 주먹밥을 먹고 힘을 내 다시 일어서길 바란다”며 “힘든 시간을 겪고 있지만 함께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주먹밥을 만드는 동안 주차장 뒤편에서는 지역 주민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긴급구호 물품을 5.7톤 트럭에 싣고 있었다.

주민들이 정성껏 맏든 5·18 주먹밥과 함께 생수, 컵라면, 생필품 등이 트럭에 실렸고, 오전 9시 30분께 영덕군으로 향할 준비를 마쳤다.

구호물품은 물마루, 와이마트, 신세계이마트, 다르다김밥 등 지역 업체들이 자발적으로 기부하며 나눔에 동참했다.

서구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산불 피해지역 돕기 성금을 모으고 있으며, 착한도시 서구 실현을 위한 고액 기부자 클럽 서구아너스에서도 특별 성금을 모아 전달할 예정이다.

김이강 서구청장은 “대규모 산불로 너무 많은 분이 희생됐고 수많은 이재민과 피해가 발생한 상황에서 국가 차원의 연대가 필요한 시기다”며 “우리 착한도시 서구민들의 나눔과 연대의 마음이 이재민들에게 위로와 다시 일어서는 힘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수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