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서구가 도시 브랜드 ‘착한도시 서구’ 선포와 동시에 ‘착한정책’들을 펼치며 도시의 가치를 높이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과거부터 서구민의 삶 속에 스며있는 나눔과 배려의 정신을 계승해 ‘함께 서구, 따뜻한 생활정부’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것이 목표다.

서구는 500년 전 회재 박광옥 선생이 실천했던 노블레스 오블리주와 양동시장 상인들의 5·18 주먹밥 정신을 계승해 지난 5월 새로운 도시브랜드 ‘착한도시 서구’를 선포했다. ‘착한도시’를 구현하기 위해 서구의 역사 속에 스며들어있는 나눔과 연대, 신뢰와 배려의 정신을 서구민들이 직접 느낄 수 있는 ‘착한정책’으로 발전시켜 올해 서구의 구정목표인 ‘함께 서구, 따뜻한 생활정부’를 완성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서구는 △구청장 직통 문자폰 바로문자하랑께‘ △서구형 스마트 돌봄 △가족돌봄청년수당 △오잇길 걷기대회 △착한가게 착한쿠폰 △천원국시 등 다양한 착한 정책 시행에 나섰다.

광주 서구는 새로운 도시브랜드 ‘착한도시 서구’를 선포했다. /서구 제공

●신속·정민원처리 ‘바로문자하랑께’

문자 하나로 모든 민원을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구청장 직통 문자폰 바로문자하랑께’는 김이강 서구청장이 주민들과 직접 소통하기 위해 구청장으로 취임한 직후인 지난 2022년 8월 개통했다. 현재까지 직통문자로 접수된 민원은 4,900여건이다.

‘바로 문자하랑께’로 접수된 민원은 담당부서의 검토를 거쳐 짧게는 24시간, 길게는 48시간 이내에 해당 민원의 처리 결과를 민원인에게 직접 안내하고 있다. 접근성이 좋고 신속·정확한 민원처리로 주민들은 ‘바로문자하랑께’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시행 초기에는 불만과 항의의 생활민원이 문자의 주된 내용이었지만, 최근에는 하루 문자 15개 중 3~4개는 ‘서구 일 잘한다’, ‘직원 OO를 칭찬해 달라’는 등 칭찬·격려 문자가 올 만큼 호응도가 좋다. 이는 행정에 있어 주민들과의 신뢰와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광주 서구는 양동전통시장에서 5·18주먹밥 재현 행사를 개최했다. /서구 제공

●서구형 스마트돌봄 시스템

서구가 전국적으로 선도하고 있는 서구형 스마트돌봄 시스템은 정부로부터 성공사례로 평가받으면서 전국 지자체로 확대 시행될 전망이다.

서구형 통합돌봄은 ‘인간의 존엄’을 지키는 데서부터 출발했다. 서구는 어르신들이 평생을 살아온 집에서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유지하며 의료와 돌봄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전국 최초로 재택 의료센터를 개소했다.

의료진들과 긴밀한 협업 시스템을 구축해 현재 503명의 어르신이 방문의료 서비스를 받고 있으며 올해 대상자를 1,000명까지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광주시 5개 자치구는 서구의 성공사례를 토대로 전국 지자체 중 최대 규모로 광주다움 통합돌봄을 시행하고 있다. 아울러 최근 영암군에서 선진 통합돌봄 계획 구축을 위해 서구청을 방문하는 등 타 지자체에서도 서구의 통합돌봄 사업을 벤치마킹을 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서구가 전국 최초로 시행하고 있는 가족돌봄청(소)년수당은 장애, 정신 및 신체 질병, 약물 등의 문제로 도움이 필요한 가족을 돌보고 있는 청(소)년들의 학업과 취업준비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서구는 대상자 선별을 위해 6,000여명을 대상으로 일일이 전수조사를 실시한 끝에 지원이 필요한 대상 40여명을 현장에서 발굴해 매월 25만원의 수당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서구는 가족돌봄청(소)년들에 대한 인식 개선 및 이웃 주민들의 일상 속 나눔문화 확산을 위한 ‘오잇길 걷기대회’를 함께 추진하고 있다. 이 행사는 이웃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참가비 ‘오(5)천원’을 내고 ‘이(2)웃’들과 희망을 나눈다는 뜻을 갖고 있으며, 숫자의 의미를 살려 광주천변 5.2㎞를 걷는다.

지난해 처음 시작한 행사에는 1,000여명의 참가자가 600여만원의 기부금을 모아 가족돌봄첨년의 대학교 입학금을 지원했다. 지난 4월 개최된 제2회 오잇길 걷기대회에서는 1,600여명이 참가, 860여만원의 기부금으로 나눔을 실천했다.

광주 서구는 양동전통시장에서 5·18주먹밥 재현 행사를 개최했다. /서구 제공

●착한가게·착한쿠폰 시행

경기침체로 기부문화가 위축된 상황 속에서도 서구는 지역사회와 돌봄이웃 간의 상생을 이어나가기 위해 ‘착한가게’와 ‘착한쿠폰’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착한가게’는 매출액의 일정액(월 3만원 이상)을 지속적으로 기부하며 이웃들에게 나눔을 실천하는 중소규모의 자영업 가게다. 현재 서구에는 928곳의 업소가 ‘착한가게’로 등록돼 있으며 이는 광주시 5개 자치구 중 가장 많은 수다.

또 서구는 돌봄이웃 1,000세대를 선정, 서구지역 내 착한가게에서 사용할 수 있는 10만원 상당의 ‘착한쿠폰’을 제공, 기부한 후원금이 다시 착한가게로 돌아갈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했다.

서구의 대표 브랜드인 ‘천원국시’는 어르신들의 일자리 창출과 우리밀 소비 촉진, 지역 상생이라는 1석 3조의 효과를 거두면서 전국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해 3월 양동 1호점을 시작으로 풍암동, 화정4동, 상무1동 등 현재 6호점까지 문을 열었다.

천원국시는 전통시장이나 1인 가구가 많이 사는 원룸촌, 청소년 시설 밀집지역, 고령친화마을 등에 매장을 열어 지역과의 상생 문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또한 누구든지 음식을 채워 넣고 필요한 사람은 언제나 무료로 가져갈 수 있는 ‘나눔냉장고’를 함께 운영해 주민들 간의 상생 문화도 이끌어내고 있다.

광주 서구는 야간 학교 주차장을 개방해 주민들의 주차난 문제를 해결했다. /서구 제공

●소소한 행복 ‘맨발로’

도심 속에서 주민들에게 소소한 행복을 주고 있는 ‘맨발로’도 호평을 받고 있다.

전국적으로 맨발걷기가 열풍인 가운데 서구는 다른 지역보다 한발 앞서 맨발로 조성을 시작해 올해 18개 동 전체에 맨발로를 조성했다.

특히 서구 맨발로는 근린공원이나 학교 운동장 등을 활용해 주민들이 집 근처에서 쉽게 찾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점이 특징이다.

서구 맨발로는 저예산 고효율로 사업비 대비 주민들의 만족도가 높은 서구의 대표적인 착한 정책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금당산 1~2구간에 4.1㎞의 맨발로를 조성했으며, 지난 5월 개최한 호남 최초의 도심맨발축제에는 2,000여명이 참여할 정도로 큰 호응을 얻었다.

이밖에 서구는 민원으로 가장 많이 제기되는 주차난을 해결하기 위해 낮에는 아파트, 주중에는 종교시설, 야간에는 학교 주차장 등을 개방해 2,100여면의 주차공간을 확보했다.

일반적으로 주차장 1면을 조성하는 데 1억 5,000여만원의 예산이 소요된다.

부지확보를 위해 공사를 하더라도 2~3년의 공사 기간이 필요하며, 한번에 많은 공간을 마련할 수 없기 때문에 주차문제는 쉽게 해결할 수 없는 구조다.

이러한 문제를 서구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이미 조성된 주차공간을 활용하는 방안을 채택했고 이로 인해 350여원의 예산을 절감하는 성과를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