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가을까지 이어진 기록적인 폭염에 광주·전남의 첫 단풍 시기가 늦어지고 있다.

24일 광주지방기상청 등에 따르면 광주·전남지역의 유명산인 무등산과 조계산, 두륜산은 아직 단풍이 시작되지 않았다.

광주·전남에선 유일하게 영암에 위치한 월출산만 지난 21일 첫 단풍이 시작됐다.

기상청은 산 전체 기준 20% 가량이 물든 경우 첫 단풍으로, 80% 이상 물든 경우 절정으로 보고 있다.

올해 광주·전남 단풍 시기는 평년보다 약 1~2주가량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후 변화로 높은 기온이 장기간 이어졌기 때문이다.

최근 10여년간(2009~2023년) 단풍 시기는 단풍나무류(0.39일), 참나무류(0.44일), 은행나무(0.45일) 순으로 매년 늦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올해 6~8월 평균기온은 지난 10여년 평균 대비 약 1.3도 상승했다. 위도와 해발고도 등 지리적 요인과 폭염·폭우 등 이상기후로 인해 단풍 시기가 늦어진 것이다. 지난달까지 폭염이 이어지면서 단풍 시기가 더욱 늦어지기도 했다.

지난달 광주·전남 평균기온은 26.4도로 평년(22도)보다 4.4도 높았다. 역대 9월 중 가장 높은 기록으로, 두 번째로 높은 1975년(24도)보다 2도 웃돌았다.

9월 중 평균 폭염 일수는 8.9일로 역대 1위를 기록했다. 폭염일수는 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날을 뜻한다.

밤사이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열대야 일수도 광주·전남에서 9월 평균 8.7일을 기록했다.

실제 무등산의 경우 평년으로 볼 때 10월 21일이 첫 단풍 시작이었다. 절정은 11월 4일이다. 지난해에는 10월 18일 첫 단풍으로 시작해 같은 달 29일 절정을 이뤘다.

광주지역에서는 지난해 11월 8일 첫 단풍 시작됐다. 절정은 같은 달 15일이다. 이는 평년 첫 단풍 10월 28일, 절정 11월 8일보다 2주 정도 늦어진 수치다.

지역 유명산 평년을 살펴보면 △월출산 첫 단풍 10월 21일, 절정 11월 4일 △두륜산 첫 단풍 10월 28일, 절정 11월 10일 등이다.

산림청은 올해 월출산은 다음 달 1일, 두륜산은 다음 달 8일 단풍이 50% 이상 물들 것으로 예측했다.

광주기상청 관계자는 “이상기온이 지속되고 있고, 기후 상황으로만 첫 단풍과 절정 시기 등을 예측하긴 어렵다”며 “단풍은 기온이 떨어져야 하는데 올해 기록적인 폭염과 열대야가 지속됐다. 단풍을 늦게 물든 만큼 볼 수 있는 시기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