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비정규직지원센터가 지난달 21일 '2024 광주시 비정규직 노동통계'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를 기초로 주목해야 할 점을 분석 해봤다. 광주지역 노사민정을 비롯한 모든 주체들의 비정규직 문제 해법을 찾는 기초 자료가 됐으면 한다.

이 보고서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광주시 비정규직 규모 △임금노동자 산업별 현황 △노동시간과 임금 △300인 이상 대기업의 비정규직 증가 등이다.

광주시 비정규직 규모부터 살펴보자. 광주시 전체 임금노동자는 60만4,097명이며 이 중에서 비정규직은 23만2,037명으로 38.4%다. 전년 대비 6.2% 큰 폭의 감소세다. 그러나 비율이 낮아졌다고 마냥 기뻐할 일만은 아니다. 코로나19가 시작된 2019년 38.4%로 돌아간 수치기 때문이다.

코로나19를 관통하면서 '온라인 비대면 확산', '중소영세자영업 위기', '단시간노동 확대', '고용율 하락' 등 노동시장이 급변했고 그에 따라 비정규직 비율은 지난 4년간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이 해제된 2022년부터 대면사회로 복귀했고 그에 따라 정규직 고용이 증가해 원래 자리로 되돌아온 것. 이 과정에 광주형일자리 GGM공장이 가동을 시작했고 타 광역시들보다 비정규직 상승 폭이 더디기는 했으나 큰 폭 감소로 이어지진 않았다. 이번 연도 비정규직 비율 감소는 특정 지역 문제가 아닌 전국적으로 공통된 현상이었다.

두 번째 주목할 점은 '임금노동자 산업별 현황'이다. 전년도까지 부동의 1위를 차지했던 '제조업'이 이번 통계에서 9만2,822명으로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 9만8,462명보다 5,640명이 적은 2위로 밀려났다. 초고령화 사회, 맞벌이 부부 일자리 지원정책 등으로 각종 돌봄서비스 확산이 주요인이었다.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의 비정규직 규모 또한 4만9,983명 50.8%로 광주시 평균보다 12.4% 높았고 타 산업에 비해 압도적이었다.

반면 제조업 비정규직은 3,262명으로 14.8%에 불과했다. 광주형 일자리나 미래 먹거리산업을 키워온 지역사회 노력에 비해 뼈저린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세 번째 주목해야 할 점은 '노동시간과 임금'이다. 광주시 정규직 주당 노동시간은 42.31시간이고 비정규직은 29.64시간으로 정규직보다 12.67시간이 짧았다. 월평균 임금은 정규직 356.56만원이고 비정규직은 175.27만 원으로 정규직보다 181.29만원 낮은 49.15% 수준이었다. 정규직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전국적으로 비정규직 월평균 임금은 정규직 대비 53.54%였다. 비정규직 짧은 노동시간이 저임금구조로 이어지며 비정규직 규모가 가장 큰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 주당노동시간 24.57시간이 비정규직 저임금의 일등 공신이다. 반면 제조업 비정규직은 34.29시간이었다. 비정규직 규모 축소와 저임금 개선이 '왜? 제조업이어야 하는가'를 웅변해준다.

네 번째 '300인 이상 대기업의 비정규직 증가'다. 지난 4월 발표된 고용형태 공시자료에 따르면 광주시에 본사를 둔 300인 이상 사업체는 89개, 총고용원수는 8만411명으로 지난해보다 3,264명 증가했다. 이중 비정규직은 3만7,806명으로 지난해 대비 1,521명이 증가했다. 광주시 전체 비정규직은 전년도에 대비 3만2,074명 감소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고용원이 큰 10위권에 건설업 2곳과 청소경비시설관리업 4곳이 포진해 있다. 이들 6개 업체 비정규직 평균 비율은 83%였으며 심지어 99%인 곳도 있었다. 300인 이상 대기업들이 비정규직 확산의 또 하나의 축을 형성하고 있다는 의미다. 청소경비시설관리업체의 경우, 노년층 비정규직 고용이 일반화돼 있어서 이 분야에 대한 해법 없이 비정규직 문제 해결은 요원하다 하겠다.

결론적으로 이번 통계보고서는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 공공분야와 '300인 이상 대기업'들에게 "비정규직 문제 어떻게 할래?"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 두 분야에서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만들어 낸다면 광주시 비정규직 비율 20%대로 낮출 수 있다. "그래! 함께 살자!" 그저 하나의 바램이 아닌 현실이 됐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