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가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특별자치도 설립을 꺼내들었다. 제주·강원·전북이 특별자치도, 세종은 특별자치시로 구분되기 때문에 벌써 전남의 특별자치도 특별법이 통과된다면 5번째 특별광역자치단체가 되는 것이다.

다른 지역의 특별자치도 추진을 계기로 전라남도는 지난 5월에 열린 제22대 전남지역 국회의원 당선인과의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처음으로 '지방소멸 위기 극복을 위한 전남특별자치도 특별법' 제정을 공론화했고, 지역의 비교우위 자원인 에너지와 관광, 농어업, 첨단산업 등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만들어 지역이 처한 위기를 특별자치도 설립으로 극복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전라남도의회 역시 이번 정례회에서 '전라남특별자치도 추진지원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특별자치도 추진에 힘을 보탤 계획이다.

특별자치도가 지방분권과 지역균형발전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신행정수도 개념의 행정중심복합도시인 세종특별자치시를 제외한다면 현재 우리나라는 제주와 강원, 전북 3개의 특별자치도가 있다. 이 중 지난 2006년, 선진적인 지방분권 정책에 따라 가장 먼저 제주특별자치도가 출범했고 강원·전북보다 17년 이상 앞선 만큼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481개의 특별법 조항에 4,660건의 특례를 이양받는 성과를 이루었다.

특히 제주가 다른 지역과 달리 특별한 점은 매년 국가로부터 보통교부세 총액의 3%와 교육부 보통교부금 1.57%을 지원받으며 별도의 지역균형발전특별회계 제주계정이 있는 등 재정적으로 많은 특례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그 외에도 '국제자유도시'를 조성하기 위한 영어교육도시 내 국제학교, 시내 면세점, 세제 혜택이 부여되는 투자진흥지구, 카지노 권한 이양 등 다양한 산업특례는 다른 지역의 롤모델이 되고 있다.

강원도의 경우 '미래산업 글로벌 도시'를 목표로 환경과 국방, 산림, 농림 등 4개 분야에서 규제를 완화할 수 있는 권한을 받았고, 전북은 '글로벌 생명경제 도시'로 발전시키기 위해 농생명과 문화관광, 고령친화, 미래첨단, 민생특화산업 등 5대 산업에 대한 특례를 가져오기도 했다.

전남도의 특별자치도 추진은 지난 6월, 특별법이 국회에 발의된 이후에는 성명서 발표와 촉구가 잇따르며 조속한 통과를 위한 움직임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전라남도가 지방소멸 위기에서 벗어나려는 절박함을 각 지역 특색과 상황에 맞는 자치발전 법안으로 해결하겠다는 입장에 대해서는 환영한다. 하지만 특별자치도 추진과 실효적 성과를 위해 더 많은 고민을 해줄 것을 함께 요구한다. 인구감소나 지역소멸 위기, 경제 침체 등은 모든 지자체가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문제이다. 전남만의 특색을 살릴 수 있는 권한 이양과, 그에 상응하는 실질적 예산지원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무늬만 특별자치도로 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특별자치도 설립이 전남이 당면한 지역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만한 최선의 대안인지는 다른 지역 특별자치도 출범 이후의 변화도 지켜보면서 명분과 방향성에 대한 고민을 하고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특별자치도가 늘어날수록 재정 특례로 인한 정부의 재정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안정적인 재원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일반 도(道)와 큰 차이도 없고 특별할 것도 없는 이름만 특별자치도가 될 수도 있다는 점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