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까지 이어진 이례적 폭염과 가을철 시간당 100㎜ 이상의 남부지역 호우, 첫눈이 이렇게 많이 내리나 싶을 정도의 적설량을 보인 지난해 11월 중부지역 대설을 경험했다. 여름부터 겨울까지 많은 지역에서 기후 극값이 새롭게 바뀌었고 언론에서는 연일 ‘기상관측 이래’, ‘몇 백 년 빈도’와 같은 표현이 언급됐다. 유난스러웠던 날씨로 한반도의 기후위기 상황을 여실히 보여줬던 지난해는 날씨 기사의 기준점이 되는 해로 남을 뿐 아니라 한동안 많은 이들에게 잊을 수 없는 해로 회자되고 있다.

기후변화로 그간 경험하지 못한 이상기상 현상이 점차 일상화되는 뉴노멀(New Normal) 시대, 올해 기상청은 국민 안전을 지키기 위해 과거 통계에 국한된 예보와 특보 운영을 뛰어넘어 적극적인 자세로 기상 업무를 수행할 방침이다. 호우, 폭염, 풍랑 등 안전에 즉각적인 영향을 주는 위험기상을 보다 선제적으로 알리고 빈번해지는 이상기상에 대응하기 위한 역량 강화에 힘쓸 계획이다.

지난해 전남권과 경북권에 시범운영돼 실효성이 확인된 ‘호우 긴급재난문자(CBS) 서비스’를 전국으로 확대해 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안전안내문자 서비스 영역을 대설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심화되는 폭염에 대비하기 위해 폭염 발생 가능성 정보를 5일까지 확대하고 폭염 발생 1일 전 제공하던 농·축산업, 수산양식 등 분야별 맞춤형 폭염 영향예보를 2일 전으로 앞당겨 제공한다. 풍랑주의보 발표 시 풍랑경보 예상 시간대를 사전에 알려주는 풍랑경보 가능성 정보를 10월부터 전 해역으로 확대, 선박 안전 운항을 지원할 계획이다.

국민 안전을 위한 기상 서비스는 이상기상에 대해 대응할 수 있는 예보 역량이 향상돼야 가능하다. 최신 예보기술 습득과 지자체 방재 의사결정 지원을 강화하고 독자 개발한 한국형수치예보모델(KIM) 예측 성능을 집중적으로 개선할 계획이다.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지구대기감시망, 고층·원격 관측망을 포함한 기후변화 입체감시 체계를 마련하고 기후변화 분석 정보의 과학적 분석 강화를 통해 신뢰도 높은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국민 중심의 기상 서비스가 잘 이뤄지기 위해서는 기상 정책의 바람직한 방향 설정과 국민 가까이에서 소통하고 정책을 집행하는 지방청의 역할도 중요하다. 기상정보 생산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잘 활용되도록 접점에서 전달하고 홍보하는 일이다.

광주지방기상청은 지역민과 소통 확대를 위해 지난해 여름철 한시 운영하던 카카오톡 채널 1:1 날씨상담소 ‘날씨 똑똑’ 운영 횟수를 주 1회에서 주 5회로 대폭 늘렸다. 선제적 기상정보인 ‘날씨 프리줌(Pre Zoom)’을 언론에 사전 제공함으로써 기상정보를 효과적으로 확산해 나갈 계획이다. 광주시와 전남도, 서해지방해양경찰청 등 방재 대응 최일선 기관과 협업을 통해 지역민 안전을 확보하고 지속가능한 광주·전남을 만드는 데 일조할 방침이다.

지난해 최근 극단적인 기후위기 상황을 압축된 요약본으로 확인하며 기후위기가 일상 속으로 들어왔음을 체감한 한 해였다. 기후위기 시대, 기상청은 기존의 기후 통계치와 업무의 틀을 뛰어넘는 적극적인 자세로 선제적인 기상정보와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기후위기 대응의 파수꾼 역할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