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3년 수도권에 본사를 둔 공공기관을 10개 지역으로 옮겨,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1차 혁신도시 정책이 추진됐다. 우리나라 지역균형발전 가장 대표 사업이었지만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혁신도시별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현재 이룬 성과가 원래 기대보다 부족했다는 지적 때문이다. 정주여건과 관련한 인프라가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고 공공기관 업무 성격상 지역발전에 영향을 미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정부 발표에 따르면 혁신도시 평균 연령은 34.7세로 우리나라 평균인 43.3세에 비해 젊고 만 9세 이하 인구가 15.5%를 차지하며 전국 평균인 7.5%보다 2배 이상으로 많다. 인구소멸과 청년유출이 심한 지역에는 새로운 활력소가 되는 가장 좋은 정책이라는 주장도 있다. 광주와 전남 공공기관 이전은 한국전력 계열사 이전을 계기로 글로벌 에너지신산업 허브 구축이라는 큰 꿈을 실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전과 함께 에너지신산업 기업을 집적화하는 에너지밸리 조성 계획을 수립하고 연관 기업을 모으기 시작했다. 지역으로 기업들이 공장을 짓고 스타트업이 창업하는 등 과거에 상상할 수 없었던 산업생태계가 만들어지게 됐다. 지역인재 채용을 장려하며 청년들에게 좋은 일자리 기회를 제공했고 지역에 정주하고 싶은 의지를 키워줬다. 이후 지역은 에너지산업융복합단지, 혁신클러스터, 규제자유특구, 강소연구개발특구 등 국가사업과 연계사업을 발굴해 에너지산업 지역혁신 거접으로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혁신도시 인구와 기업 증가세는 담보상태에 머무는 등 이전 성과도 주춤하는 추세다. 공공기관 추가 이전을 통해 다시 지역이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고 역동할 수 있도록 기회 확대가 필요하다. 그동안 변화한 지역산업구조에 파급력이 큰 공공기관을 이전해 지역 내 선순환이 발생하는 효과를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는 수도권 공공기관 2차 이전에 대해 지역 간 경쟁과 갈등을 최소화 하고 인구소멸 위기에 봉착한 지역의 새로운 동력원을 지원하기 위해 조속히 명확한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적극적 정책 의지를 밝힐 필요가 있다. 지방이전 대상 공공기관 범위를 기존 틀보다 확대하고 지역산업구조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공직유관단체 등에 대해서도 지역으로 이전할 수 있도록 공론화가 필요하다. 지역산업구조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공공기관뿐 아니라 공직유관단체 등에 대해서도 지역으로 이전할 수 있도록 추진하는 것도 좋다. 일례로 농·수산업 밀집 지역에 농협중앙회와 수협중앙회 등이 이전해 해당 주민들에 실질적인 경제·금융 지원을 제공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이미 혁신도시로 옮긴 1차 이전공공기관 소속기관이나 산하기관도 동반 이전해 본사와 효율성을 높이도록 하는 방안 마련도 필요하다. 혁신도시에 둥지를 튼 1차 이전공공기관이 새로운 산하기관 설립의 입지를 결정할 때, 혹은 교육·연수시설과 연구시설 등이 신설될 때, 해당 지역을 우선하는 요건을 강조하는 것도 필요하다.

광주와 전남도 정부의 정책방향과 병행하며 이전을 희망하는 공공기관을 모니터링하고 해당 기관이 그동안 지역사회와 협력 현황을 파악하는 것도 좋은 전략적 접근이며 향후 MOU 등을 통해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1차 공공기관 이전 당시 광주와 전남이 상생의 취지로 공동혁신도시라는 정책 결정이 정부의 좋은 평가를 받은 만큼 중요한 의사결정은 양 지자체가 긴밀하게 논의해 의미있는 정책이 추진되도록 협력했으면 좋겠다.

20여 년이 지난 지금 광주와 전남이 합심해 지역발전에 기여할 공공기관 이전에 다시 힘을 모아야 할 때다. 공공기관 추가 지방이전을 통해 더 이상 사는 곳의 차이가 기회와 생활의 격차로 이어지는 불평등을 멈추고 수도권 쏠림으로 지방이 소멸하는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 공공기관 추가 이전이 다시 지방을 살리는 진정한 지역주도 균형발전 시대가 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