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과 광주 지역의 공동주택 절반 이상이 스프링클러 설비가 없어서 만일의 화재시 대비에 무방비 상태나 다름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전남은 10곳 중 무려 6곳이 스프링클러 설비가 없다니 충격적이다. 최근의 대형 화재 사고에서 스프링클러 설치가 돼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인명피해 차이가 두드러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자체나 소방청이 제대로 책임을 다하고 있는지 모를 일이다.

최근 광주시와 전남도가 국정감사를 맞아 국회 한병도 의원실에 제출한 지역내 스프링클러 설치 현황 자료에 따르면 불안감이 클 수밖에 없다. 한 의원실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전남의 경우, 60%가 넘는 1,516단지 중 무려 917단지에서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았으며 도시지역인 광주지역 역시 40%에 달하는 1,162단지 중 460단지가 스프링클러 미설치 상태였다. 전남에서 미설치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강진군으로 무려 92%가 미설치되는 등 상당수 군 지역이 미설치율 80% 이상을 보이고 있다니 충격적이다.

화재피해 방지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스크링클러 설치가 이처럼 미흡한 것은 16층 이상의 공동주택에 스프링클러 설치가 의무화된 소방시설법이 지난 1990년에야 시행된 탓이 크다. 또 2005년부터는 11층 이상 건축물에 전층 설치가 의무화됐지만 소급 적용이 되지 않음으로 인해 이처럼 많은 공동주택이 안전에 취약한 상태로 남아 있는 것이다. 관련법의 허술함이 드러나는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대형 화재사고 현장을 보면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인명피해의 차이가 크다. 따라서 스프링클러와 같은 기본적인 소방시설 미비로 인해 국민들의 안전이 위협을 받거나 사각지대로 방치된다면 일선 지자체나 소방방재청이 책임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는 이치이다. 결국 지자체나 소방청이 협력 체제를 갖추고 대형 인명피해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은 공동주택 등을 최우선으로 스프링클러 설치 등 안전조치를 강구해 나가는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