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가 정부의 보건의료 R&D(연구개발) 분야 투자에서 철저하게 외면당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예산 규모로만 보면 사실상 불모지로 전락한 것이나 다름없다. 전남에 의대가 없는 데다 수도권과 지방간의 의료 편중이야 어제오늘의 현상이 아닌 터라 관련 분야의 연구개발 투자가 적을 수는 있다지만 투자 금액이 거의 전무할 정도라니 참담한 따름이다.

보건산업진흥원이 국회 이개호 의원실에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동안 보건의료분야 R&D 예산은 4,900여억원에서 올해는 8,000여억원으로 65%가량 증가했다. 과제당 평균예산도 3억8,000만원에서 5억1,000만원으로 무려 30% 증가해 관련 분야의 연구개발 투자가 급격히 늘어났다. 하지만 이를 지역적으로 보면 수도권과 지방간의 편차가 너무나 극심했다니 착잡하다.

실제 지난해 기준 전국 17개 시도에 모두 6,800여억원의 보건의료 R&D 예산이 투입됐는데 이중 70%에 가까운 4,700여억원이 서울에 집중됐으며, 올해도 9월까지 5,051억원이 서울에 집중됐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전남도의 경우, 지난해에 3개 과제 4억7,000만원이 투자됐고, 올해는 2개 과제에 단 3억원만 집행된 상황이다. 비율로 따지자면 0.0004%로 사실상 의미가 없는 수치나 다름 아니다. 지역 대학에 투입된 보건의료 R&D 예산을 보면 상황은 더욱 심각, 지난해 전국 17개 지역 소재 대학에 투입된 보건의료 연구개발 예산이 2,000억원을 넘었으나 이 중 80%가 서울과 경기에 집중됐다니 참으로 답답하다.

특히 지난 3년간 보건의료 R&D 연구개발에 대한 대학 지원이 이뤄지지 않은 지역은 전남이 유일하다니 충격적이다. 지역 간 기본적 연구인프라 차이를 고려한다 해도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 지역 간 연구역량의 격차가 더욱 커지게 될 것임은 명약관화다. 보건의료 R&D 대부분의 과제가 의과대학을 통해 수행되는 현실임을 감안하면 이해는 가나 그 차이가 너무 크다. 따라서 의대 설립과 함께 전남 보건의료 역량 강화를 위한 정부의 집중적인 투자가 뒤따라야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