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부진이 장기화하고 경영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11월 국내 경기가 악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더욱이 이같은 부정적인 경기전망이 수년째 장기화하고 있는 데다 제조업, 비제조업 등 업종을 가릴 것 없이 어두운 전망이 발표된 터라 걱정이 앞선다. 최근 발표에 따르면 믿을 구석인 수출마저 일부 업종을 제외하면 지지부진한 양상을 보이고 있기에 더욱 우려스럽다.

한국경제인협회가 매출액 기준 6백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한숨이 나온다. 11월 BSI 전망치가 91.8을 기록, 지난 2022년 4월 이후 무려 32개월 연속 기준선 100을 밑돌아 기업경기심리 부진이 굳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업종별로도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 11월 경기전망이 각각 91.1, 92.5로 부정적 응답이 압도적으로 많았다는 점이 걱정스럽다.

11월 BSI 전망치가 전월 대비 4.4포인트 하락, 지난해 10월 6.3포인트가 하락한 이후 13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제조업 세부 업종별로 보면 일반·정밀기계 및 장비(105)만 유일하게 호조 전망을 보였을 뿐 6개 업종은 모두 부진할 것으로 조사됐다. 단지 수출이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일반·정밀기계 및 장비 업종이 기준선 이상을 유지해 그나마 다행이지만 자동차, 석유화학, 식음료 등 대부분 업종이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나 내수 위축 영향으로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니 한숨이 나온다.

수출과 내수의 격차는 확대되고 투자심리가 위축되는 추세라는 점도 마뜩치가 않다. 지난달에 이어 수출은 그나마 현상 유지를 보이는 반면, 내수는 하락했으며 투자가 전체 7개 조사 부문 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 기업들의 투자심리 부진을 드러냈다. 더욱 문제는 한국은행의 정책금리 조정에도 내수 부진이 지속되고, 기업경영의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기업들이 외부 리스크에 역량을 낭비하지 않도록 정부나 지자체 차원의 정책적 배려나 지원과 함께 투자 인센티브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