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을 상대로 한 대기업의 '갑질'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기업과 거래한 중소기업 5곳 중 1곳이 이른바 '납품단가 후려치기' 등 불공정행위를 경험한 것으로 드러났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기업의 중소기업에 대한 갑질에 대해 현장에서 느끼는 중소기업부의 역할엔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답변이 더 많았다니 착잡하다.

국회 김원이 의원이 밝힌 최근 3년간 대기업과 거래 경험이 있는 중소업체 500곳 대상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놀랍다. 즉 대상 기업의 20%가 넘는 102곳이 대기업에 제품을 판매할 때 불공정행위를 겪었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세부유형별로 봐도 70곳이 일명 '납품단가 후려치기'로 불리는 부당한 납품단가 결정·감액이라고 응답했으며 부당한 계약 취소 및 변경이 226곳 등에 달했다는 것이다. 공정위의 제재와 중기부의 조정 등에도 대기업의 단가 후려치기 관행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답변이나 다름 아니다.

중소기업이 대기업에 제품을 판매할 때와 구매할 때 불공정행위를 경험했다고 응답한 비율 역시 각각 20% 수준으로 비슷하게 나타났다. 부당한 납품단가 결정 원인에 대해 60% 가까운 업체가 '대기업의 상생노력 부족 및 무분별한 이익 추구'를 꼽았다. 중소기업들의 대기업에 대한 불만이 상당한 수준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어 80개 중소기업은 '불공정거래 처벌이 약해서'라고 응답, 불공정거래시 처벌 규정 강화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된 셈이다.

대기업들의 중소기업에 대한 갑질은 어제오늘의 일도 아니고 유형도 딱히 정해진 것이 아닌 직간접적 행태로 나타나고 있어 근절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단가 후려치기와 같은 행태는 처벌법규 강화 등이 이뤄지면 현저히 줄어들 여지가 있다는 전문가들의 견해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대기업들의 갑질에 약할 수 밖에 없는 중소기업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대기업과 거래시 중소기업 중심으로 구성된 중기협동조합에 계약조건 관련 협의요청권을 부여하는 등 협상력을 높일 수 있는 입법 대책 등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