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사이에 또다시 정국이 요동쳤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것이다. 대통령에 이어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것은 사상 초유의 사태다. 민주당은 한덕수 대행의 탄핵 사유로 5가지를 들었다. 이 중 헌법재판관 임명을 거부한 점은 이미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을 미루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으면서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거센 비판을 받아왔다.

이런 점에서 한 권한대행의 탄핵소추안 가결은 일정 정도 예상된 결과이며 자초한 부분도 많다. 국회에서 추천한 헌법재판관 3명을 신속하게 임명해 9명으로 구성된 헌재가 온전하고 신속하게 탄핵 심판을 진행해 인용이건, 기각이건, 결과를 내놓을 수 있도록 해서 지금의 혼란한 정국을 하루빨리 안정화하는 것이 권한대행의 당연한 의무인데도 '여야 합의'를 주문하며 이를 보류했기 때문이다.

권한대행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서 여야의 싸움은 더욱 거칠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탄핵소추안 가결을 원천무효라고 주장하며 권한쟁의심판과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조치에 나섰다. 민주당은 "내란 세력은 반성과 사죄가 아니라 재반란을 선택했다. 윤석열을 파면하고 옹위 세력을 뿌리 뽑아 내란을 완전히 진압하는 그 순간까지 역량을 총결집해 역사적 책임을 완수하겠다"며 결의를 다졌다.

이와 관련한 광주·전남의 민심도 민주당과 다르지 않다. 탄핵소추안이 가결되기 하루 전날 강기정 광주시장은 "내란 세력에 대한 철저한 단죄를 통해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역사의 교훈으로 남겨야 한다"는 메시지를 내놨다. 김영록 전남지사 역시 같은 날 "국회에서 의결한 내용에 대해 법이라든지 그런 내용도 아닌 인사 관련 법안에 대해 여야의 타협을 요구하고 다시 돌려보내는 것은 월권적 행위"라며 한 대행의 행태를 비판했다.

작금의 정국 상황에 대한 인식이 시장 지사와 시도민이 크게 다르지 않은 만큼, 이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기 위한 시장 지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정국에 관한 메시지를 내는 일에도 뒤처지거나 소홀함이 없어야 하는 것은 물론 무엇보다 시도민이 안심하고 안정된 일상을 지속할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해야 한다. 평소보다 열배 백배 살피고, 또 살펴야 한다. 위기 때마다 빛을 발한 광주·전남이기에 충분히 가능하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