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 기후 영향으로 전남 지역 곳곳에서 열린 봄꽃 축제가 흥행에 실패했다고 한다. 봄꽃을 만끽하기 위해 찾아온 상춘객들은 물론 축제를 준비한 지자체와 지역 상인들도 울상을 짓고 있다는 소식이다.

지난 22일부터 23일까지 이틀간 여수시 흥국사 산림공원 일원에서 열린 '영취산 진달래 축제'를 찾은 관람객은 3만여 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만여 명보다 25% 줄었다. 축제 기간 중 개화율이 겨우 10%에 머물면서 관람객들이 확 줄어든 것이다.

남도의 대표 봄꽃 축제 중 하나인 광양 매화 축제도 3월 7일부터 열흘 동안 열렸지만, 관람객이 38만5,000여 명을 기록해 지난해보다 11만8,000여 명이 줄었다. 축제 첫날 10% 수준이던 개화율은 축제 마지막 날 겨우 30%를 넘겼다.

지난 23일 막을 내린 구례 산수유 꽃 축제는 지난해보다 7만여 명이 줄어든 27만여 명이 찾았는데 축제 기간 개화율이 70∼100%를 보이며 화사한 꽃망울을 터뜨리며 자태를 뽐냈으나 전국적으로 개화가 늦어진다는 소식과 맞물리면서 관람객의 발길이 줄어들었다. 전남 지역 일부 지자체에서 발생한 구제역도 관람객 감소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개화 시기와 구제역 여파 등으로 몇몇 지자체는 축제를 연기하는 등 일정을 조정했다. 강진군은 전라 병영성 축제 개최를 4월 18일로 3주 정도 늦췄으며 영암군은 29일부터 개최할 예정이던 왕인문화축제를 5월로 연기했다. 신안 수선화 축제도 일주일 미룬 다음 달 4일부터 시작한다.

봄꽃 축제는 전남의 화사한 꽃과 아름다운 풍광을 널리 알리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보탬이 되는 소중한 관광자원이다. 전남 각 지자체가 '늦게 핀 꽃망울'을 원망하기보다는 최대의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치밀하게 준비해야 한다. 내년 봄에는 모두가 활짝 웃을 수 있기를 바란다.